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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07. 2021

전 세계 구석구석 찜질방이 있다면 배낭여행하기 좋을 텐

#중국 #상해 #상하이 #찜질방 #NewStar




C와의 엇갈림으로 난 홍교 공항 근처의 찜질방에서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지도에 한국식 찜질방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규모면에서든 서비스면에서든 우리나라의 웬만한 찜질방보다 좋았다. 

그래서 상해에 있는 동안은, 비싼 호텔보다는 찜질방에서 생활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배낭여행을 하는 중이라, 숙소에는 씻고 자는 것 외에는 크게 의미가 없어서였다. 

즉, 씻고 잠만 자면 되는데 필요 이상으로 비싼 곳보다는 알뜰한 곳에서 지내며 돈을 아끼고 싶었다. 


카운터에서 안전하게 짐도 맡아주니 분실 우려도 없고, 

먹는 것 때문에 고생했다면 찜질방 안에서 마음껏 한국식 음식을 맛보면 된다. 

저렴한 구운 계란부터 시원한 식혜. 그 외에도 한국식 음식이 넘쳐났다. 


가장 좋은 건 외국의 숙소와 달리, 

온돌이 기본이라 하루 동안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몸을 노곤 노곤하게 지질 수 있어 좋았다. 

역시, 한국인은 온돌에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지져야 맛이다. 


물론, 개인실이 없는 단체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고,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그러니까, 호텔의 잠자리만큼 절대로 편하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어차피 찜질방이 주는 여러 가지 장점에 비하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게다 싶었다.  


우리나라의 찜질방 문화만큼 배낭 여행자들에게 환영받는 숙박시설(?)은 없지 않을까? 


당연히 경비는 확 줄어들 테고, 

그날 쌓인 피로를 시원하게 풀기엔 찜질방만한 곳도 없지 않은가.

 

어디 돈 많은 부자가 작정하고 전 세계 모든 도시에 찜질방을 크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힐튼가가 만든 힐튼 호텔처럼 말이다. 

 

그러면 찜질방은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배낭 여행자들로 매일같이 인산인해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배낭여행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다양한 인종의 배낭여행꾼들이 저녁이 되면 하나둘씩 찜질방으로 모여들어 

함께 땀을 흘리며 서로의 여행 정보도 교환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세계 곳곳에 우리나라의 찜질방 문화가 어서 빨리 정착되길 바라며, 

그런 날이 온다면 난 두말없이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미련 없이 더욱더 즐거운 마음으로 세계일주를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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