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브런치 마저도…그러나 매주 한 번 쓰는 이 약속을 깬다는 것이 마음에 자꾸 걸렸다. 그래서 글 내용과 분량에 상관없이 쓰려고 한다. 혹여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미리 양해를 구한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머니와 살 때는 몸이 아픈게 너무 싫었다. 할머니가 걱정하시니까. 게다가 할머니는 처음에는 걱정을 하시는 듯하다가 곧장 줄기차게 잔소리 어택을 날리신다. 몸이 더 아픈 것 같았다. 아파서 누워있는 와중에 나는 결심했다.
‘할머니와 사는 동안에는 절대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지!’
정말로 할머니와 사는 동안은 그렇게 크게 아프지 않았다. 신경을 쓴 것도 있겠지만 20대 청춘의 힘도 한몫했다.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할머니 집에서 나와 독립을 하게 되었을 때 맞물려서 중간중간에 아픈 시기가 왔었다. 그리고 느꼈다.
‘혼자서 아픈 게 슬프기도하고 서럽기도 하구나…’
그렇게 큰 감정적 변화는 없었지만 아픔을 견뎌내는 것도, 이겨내서 건강을 되찾아도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겪다보니 쓸쓸했다. 걱정과 잔소리가 싫을 때는 언제고 또 이러는 걸까 하고 내 변덕을 탓하기도 했다.
지금도 아픈 증세가 사알 있다. 이게 독감인지 코로나인지는 모르지만. 혼자일 수록 건강을 더 잘챙겨야한다는 말이 몸으로 스며든다. 혼자일수록, 혼자일수록….나는 이 문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평생 당연하다는 듯 끌어안고 가는 것인가?
지금은 그저 얼른 낫기를 바라며 뜨거운 홍차가 식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