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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짜 Aug 04. 2024

으른의 방학



 부업으로 일하는 초등학교가 8월 1일부터 20일까지 방학이다. 우리는 7월 31일 수요일 방학식날까지 땀을 뻘뻘 흘려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일했다. 왜냐하면 방학이니까!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방학은 없을 줄 알았는데…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인 ”세상 참 오래 살고 볼일일세!“를 나도 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방학이란 사실 지금과 크게 달라질 건 없다. 초등학교에서 하는 일을 잠시 쉴 뿐이지 이것저것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선 코딩 강사가 되기 위해서 자격증이 필요하다 하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으며, 풋살 모임에 들어간 이후 부족한 체력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매일은 아니지만 연습을 하고 있다. 게다가 8~9월 사이에 있는 부산 시민 독후감과 브런치에서 시행하는 소설 공모전도 준비 중이다.


 어렸을 적 방학은 나에게 롤러코스터와 비슷했다. 가족들과 어딜 놀러 가거나 친구들과 시간대가 맞으면 매일이 즐거운 방학이었지만 가족들도 친구들도 모두 제각기 바쁜 시간을 보내면 나 혼자서 외롭고 심심한 시간을 보냈던 방학. 그러나 지금 으른이 된 나는 어릴 적 감정의 극적인 변화는 없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획하고 행동하기에 바쁘다.


 방학이라는 것이 수업, 학업을 쉬는 기간을 말하는 건데 나는 해당하지 않으니 방학이 아닌 것일까? 다른 일반 직장인처럼 휴가 개념인 것일까?


 그러나 휴가란 말보다 방학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설령 그것이 틀린 표현이라 할지라도.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이 정겨운 단어 ‘방학’을 써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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