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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Feb 20. 2023

신뢰 가는 사람이 되려면?

경청하고 또 경청하라

요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지인이 많다. 연인과의 다툼, 직장동료와의 관계, 친한 친구와의 손절 등이다. 각 경우에 따라 한번 살펴보자.


-회사: 일은 그냥 하면 되는 것이다. 과도한 업무는 분명 스트레스를 준다. 하지만 일보다 더 심각한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회사는 철저히 분업 시스템이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갈수록,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개인의 업무가 더 세세하게 나뉜다. 나는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슬픈 사실도 한 몫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 항상 협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 내가 맡은 일을 잘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협업 중 나와 다른 생각과 업무 스타일을 가진 동료나 상사와의 마찰은 일 보다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조용한 사직 등 MZ세대들의 회사에 대한 관념이 180도 바뀐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로 엮인 관계는 늘 불편하다. 서로의 보이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하는 상하관계에서 오는 대화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일로 엮인 불편한 계 속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인: 아무리 오래 만난 연인이라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평생을 함께 산 가족도 속마음을 모르는데, 어떻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연인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겠는가?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내 의사와 관계없이 상대방은 다르게 인지할 수 있다. 거기서 오해가 생기고, 관계에서 균열이 간다. 분명 다투는 이유는 서로의 오핸데, 그것이 생각이 달라 만들어진 감정적인 오해인지, 사실여부와 다른 왜곡된 정보의 오해인지로  또 나뉜다.

 연애 초기에 여자친구와 이태원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나는 이태원역 5번 출구로 오라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잘못 듣고 4번 출구로 왔다. 그래서 싸운 적도 있다. 전형적인 왜곡된 정보에 따른 오해다. 이처럼, 연인 간  오해나 틀어진 감정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 내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는 딱 3명만 있으면 된다. 내가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때 아무 조건 없는 위로와 응원을 해준다. 오랜 시간 함께 했기에 서로의 스타일도 잘 알고, 서로 기쁠 땐 기쁨을 나누고 슬플 땐 아픔을 함께 하고 인생의 위로가 된다.  

 모임에 참여하다 보면 정말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모임이 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경우 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바로 근황을 서로 공유한답시고 자기 할 말만 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는 길, 정작 내 얘기는 하나도 못하고 돌아간 경우가 각자 한번씩은 있을 것이다. 이 관계는 앞으로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친구와의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세 가지의 모든 답은 하나다. 바로 '경청'하는 것이다. 경청은 모든 관계를 이롭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청을 그냥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통념이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원활한 쌍방향적 소통을 이끄는 듣기이다. 사람의 귀가 2개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가 그것이다. 더 많이 듣고 말을 줄이라는 것이다.

더 많이 듣고 경청을 생활화하면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내가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들을 만큼의 최소한의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고충과 푸념을 들을 때면 진심으로 내 위로나 조언을 통해 상대방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경청에 있어 주의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상대방을 감정쓰레기통으로 만들면 안 된다. 고민상담과 푸념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친구랍시고 모든 푸념과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자칫 그 친구 또한 모든 얘기를 받아주고 공감해줘야 하기에 친구마저 지치게 할 수 있다.  친구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은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지, 감정적인 호소를 받아주려는 것이 아님을 꼭 명심하자.

 둘째, 해결책을 바라고 이야기하거나,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 상대방은 본인의 입장과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접할 것이다. 사람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 이야기를 하는 상대방은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문제를 내가 경험했다고 해서 내가 제시한 해결책이 자칫 오히려 상대방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내 경험을 먼저 묻기 전까지는 얘기하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자.

 반대로 해결책을 달라고 듣는 이에게 요구를 하는 것 또한 조심해야 한다. 자칫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그 해결책의 결과가 설령 좋지 않다면 듣는 이로 하여금 책임을 전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셋째, 경청을 하며 지속적으로 리액션을 해주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음을 상대방이 인지를 해야 서로의 대화의 깊이가 있게 되고, 상대방이 처한 문제나 현실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상대방 또한 본인의 이야기에 집중해주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큰 감동을 느낄 것이다.    

 경청은 이처럼 관계의 질을 높이고 아무런 노력 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바로 살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태도이다.  

어떤 강연, 강의, 모임에 가도 마지막 Q&A 시간을 항상 갖는다. 청중과의 쌍방향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다. 유투버들도 라이브를 켜면 실시간 채팅을 통해 구독자들과의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경청을 통한 쌍방향적 소통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힘과 기회를 가져다준다. 현대사회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곧 돈이다.

 경청하고 또 경청하자. 내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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