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주식으로 대박 난 이야기

타인의 말에 현혹되지 않기

by 홍그리

모든 의사결정은 일정 수준이상의 실력과 통찰을 기반으로 한다. 근데 이 가장 기본적인 것도 지켜지지 않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이 대체적으로 부부간 월 합산 세후 금액이 천만 원을 넘어도 돈을 못 모으는 부류다. 대기업부부라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연 수익을 월로 환산해 보면 세후 월 천만 원은 번다. 주변 이런 부부 중에서도 자산격차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오늘 하고 싶은 얘기다. 모르면 내 돈 넣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것.


A부부가 있다. A부부는 재테크의 신이라 불릴 만큼 재테크를 잘한다. 운도 좋다. 둘 다 대기업에 다니고 천만원 가량을 벌기 때문에 평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왔던 부동산에 집중투자한다. 그 이유는 뻔하다. 각자의 장점을 가장 잘 이용하는 경우다. 대기업에 다니면 가장 좋은 게 뭘까. 복지? 연봉? 네임벨류? 맞는 말이지만 다른 직장대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신용’이다. 신용이 확실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을 잘해준다. 그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동산에 투자해 갈아타기를 하며,의미 있는 자산을 만들고 있다. 평소 임장도 열심히 다니고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어떤 곳에 호재가 있는지, 어떤 곳은 피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데이트도 임장을 가서 그 지역에 맛집을 가거나 그런 식이다. 비록 전문직처럼 아주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자녀가 생겨도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육아휴직제도가 잘 보장되어 있고, 소득은 승진을 하거나 하면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100억까지는 아니라도 10억, 20억은 노력하면 만들 수 있는 자산이라 믿는다.


B부부가 있다. B부부도 소득은 A부부와 같다. 근데 재테크에 문외한이다. 애초에 재테크에 관심 가지기보다즐길 건 즐기면서 현재에 더 충실하는 데 집중한다. 내가 하는 일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면서 의미 있는 하루를 매년 보내고 있다. 소득자체는 생활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에 이 돈은 예적금으로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꿈은 자녀를 가지는 것이고, 먼 미래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사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있는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전혀 이때까지 관심이 없다 보니, 공부를 하면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우선 예적금에 충실할 계획이다.


C부부가 있다. 이 부부도 앞의 두 부부와 소득은 동일하다. 월 천 정도는 벌기 때문에 둘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돈이 남는다. 미국주식이 한창 오를 때 지인이 미국주식을 사라고 권유한다.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한다. 이 부부는 미국주식에 대해 접해본 적이 없다. 근데 그 말에 솔깃해 미국주식에 큰돈을 넣고 현재 마이너스다. 그리고 마이너스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냥 손절을 하고 빼버린다. 다음주가 되자, 손절했던 자산이 크게 오르며 주가를 회복했다. 그는 생각한다.


우리는 주식이랑 안 맞나 봐.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지인은 서울에 아파트를 산다. 이 부부도 양쪽 다 대출을 받으면 왠지 빚은 많을지언정 살 수 있을 것 같다. 조급해진다. 근데 한 번도 부동산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 또 다른 지인이 얘기한다. 우리 동네로 오라고. 자연도 좋고, 신도시에다가 나중에 자녀가 있으면 학원도 많고 좋다고. 신도시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학원도 다 따라온다나 뭐라나. 직장이랑 조금 멀어도 주말에 공기 좋은 곳에서 데이트도 하고, 신축아파트에다 삶의 질이 달라질 거라 한다. 이 부부는 서울에 사려면 또 대출도 많이 받아야 하고, 모아놓은 자산이 어느 정도 되니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결정을 내리고 신도시로 이사를 간다.

일이 년 행복하다, 직장 간의 거리가 멀어 너무 힘들고,회식 때문에 늦어지는 날에는 택시를 타면 6-7만 원은기본이다. 집값은 본인이 샀을 때 보다 1억이나 떨어져현재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이다. 주변의 말에 너무 흔들린 본인을 반성한다.


자, 이 세부부가 있다고 하면 가장 인생을 합리적으로 살고 있는 부부는 당연 A부부다. B부부는 오히려 C부부보다 인생에서 훨씬 더 앞서갈 것이다. 예적금이라도 잃지 않는 게임을 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투자하는 복리개념으로 간다면 어쨌거나 두 부부가 대기업에 꾸준히 다니고 있다는 전제하에 자산은 상승할 것이다. 밝은 미래만 당연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왜? 어쨌든자산은 계속 플러스거든.

근데 C부부가 간과한 것은 주변의 말에 지나치게 휘둘린다는 것이다. 내가 번 돈은 소중하다. 그 돈을 어디다어떻게 쓸지 계획하는 건 당연히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내 주변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성공한 모습 아니, 성공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쉽사리 의미 있는 시간 동안 공부를 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 코인투자자들에게 물어봐라. 본인이 투자한 코인이 언제만들어졌고, 어떤 역할을 하고, 왜 오를 거라고 그토록 확신하는지 근거를 대보라고 하면 몇 명이나 답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열 명 중 2~3명일 것이다. 특정 코인에 결혼식 축의금 전부를 투자해 -2,000만 원인 내 절친한 친구는 와이프 몰래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그는 그 코인이 어디서 왔는지, 왜 투자해야 하는지도 자세히 모른다. 그냥 이게 오를 것이라고 지인이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산거다. 재테크의 본질은 결국 잃지 않는 투자다.


돈을 안정적으로 현재 벌고 있다한들, 나는 어떻게 그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나만의 기준을 세울 것인가. 내가 좀 더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절약하는 짠테크 일 것이고, 누군가는 부동산일 것이고, 주식일 것이다. 직장에 올인한 사람도 있겠지. 뭐든 좋다. 딱 하나. 남의 기준에 휘둘려 본인을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돈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것이다. 남의 말 다 믿지 마라. 뭘로 돈 벌었다 인증해도 믿지 마라.

한 달에 1회 몇천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며 단체 카카오톡방에 인증을 하는 친구가 있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부럽다며 채팅창이 난리가 난다. 그는 거기서 희열을 느낀다. 사실 그감정을 느끼기 위해 인증을 하는 것이다. 본인한테 밥 한 끼 사려는 게 아니라. 착각하면 안 된다. 주식으로 대박 난 모두는 수익인증은 하지만 손실인증은 하지 않는다. 자신을 부정하는 것을 너머 일단 쪽팔리거든. 그냥 본인의 길만 묵묵히 가면 그만이다.


keyword
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