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짧았던 통원생활, 그리고...

by 김황래

집으로 퇴원할 때도 아빠는 꽤나 고생을 했다. 입원 생활을 할 때에도 자주 구토를 했는데 덜컹거리는 차에서 오래 있으려니 구토가 계속 나왔다. SUV 뒷자석을 이용해 누워서 오기는 했지만 비가 왔고, 하필 시간대가 퇴근시간이었기에 안그래도 먼 거리를 꽤나 오랜시간 걸려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는 역시나 구토를 했고, 조금 진정이 되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입원한 이후부터 아빠의 삶은 24시간 중 20시간 가까이가 자는 시간이었다. 밥 먹기 전후 시간을 빼고는 계속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아빠가 영원히 잠들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안좋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아빠에게 집은 병원보다 훨씬 좋은 곳이었다. 옆자리의 소음과 냄새에서 자유로웠고, 방바닥이 따뜻해 병실보다 훨씬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나는 퇴원하자마자 아빠의 간병을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세팅을 했다. 아빠가 잠드는 곳인 안방과 소파에 바로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물과 휴지, 그리고 쓰레기통을 비치했고, 동시에 누르면 소리가 나는 종을 배치해 아빠가 나를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했다. 나는 각종 일을 하면서 아빠가 필요할 때 재깍재깍 간병을 했다. 음식은 병원에서부터 고모가 가져다주신 반찬들이 있었기에 다행히 먹을 수 있었다. 약도 내가 매일매일 챙겨드렸다. 구토와 식사, 약은 힘들어하시긴 했지만 병원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으셨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집에 돌아온 후는 약간의 평화가 있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었던 아빠는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듯 했고, 가끔씩 집 앞 놀이터로 산책도 가면서 나름 괜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나도 조금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병원과 집을 일주일에 몇번씩 왔다갔다하는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었고, 새벽에 중간중간 깨긴 했지만 병원에서처럼 좁은 간이침대에 쪽잠으로 밤을 지내진 않을 수 있었다. 간병 생활이 길어지면서 내 몸도 조금씩 무리가 갔지만, 전혀 티낼 수 없었다. 아빠가 미안해하면 더 안좋은 생각을 하게 될까봐. 절대 티낼 수 없었다.


병원에서는 2주에 한 번씩 외래 진료로 몸 상태를 체크해보자고 하셨다. 그 먼거리를 일반 자가용으로는 왔다갔다하기가 겁나서 오고 갈 때마다 사설 앰뷸런스를 불러 타고 갔다. 돈을 들었지만 훨씬 편하게, 빠르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외래 진료의 결과는 크게 좋지 않았다. 버틸 뿐이었지, 병세가 호전되지는 않았다.


집에서의 생활이 3주 정도가 조금 안되었을 때, 외래 진료를 한 번 다녀오고 나서 채 며칠이 지나지 않은 5월 말의 어느 날,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 고민 끝에 퇴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