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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씨바 Jan 22. 2021

[히든트랙] 소풍 by 황종률(블루앤블루)

설렘, 그리움, 편안함, 보사노바로 들려주는...

#1. 난 보사노바가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더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이지만, 

난 보사노바가 참 좋다. 


뭔가 이국적인 느낌, 

뭔가 살랑거리는 느낌,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고 적당한 안정감을 주는, 또 적당한 편안함을 주는... 


봄에 들으면 딱 좋은데, 

여름에 맥주 한잔을 하며 들어도 좋고, 

가을에 커피 한잔과 같이 들어도 좋고,

지금처럼 겨울에 따뜻한 차와 함께 들어도 좋다. 


스탄게츠, 안토니오 까를로스 죠빔 등, 

보사노바의 거장들의 음악이 아니더라도,

보사노바 비슷한 노래만 나와도 그냥 마음이 설레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보사노바는 

마이클 프랭스라는 가수의 안토니오 송이라는 노래이다.


아마도, 위에 적었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을 위해 만들었던 노래로 기억한다. 


마이클 프랭스, 

내 학창 시절, 

가요만을 주구장창 듣고 선호했던 내 굳은 심지(?)를 뚫고 

내 가슴속에  들어온 몇 안 되는 해외 가수... 

배리매닐로우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보사노바에 대한 시도는 꾸준히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언젠가 이 곳을 통해 소개할 오석준 님의 "우리들이 함께 있는 밤"이라는 곡은 이미 1980년대 후반에 보사노바 리듬을 훌륭하게 보여준 곡이고,

천재라는 수식어를 받았던 김현철 님의 "춘천 가는 기차"도 유명했고,  김현철 님의 4집엔가 5집에 들어있던 "늘 그렇지"란  곡도 참 좋아했었다. 


아, 그전에 나왔던 박학기 님의 "나른한 오후"도 참 좋아했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소라 님의 "청혼"도 보사노바였고, 

보싸다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나희경 님도 계속 보사노바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오늘 밤, 보사노바 노래들로 음악 리스트를 구성하고, 

좋아하는 술을 갖고 와

그 리스트를 플레이 보자. 


당신이 가져온 그 술이,

크 하는 소리를 내뱉게 하는 소주이던지, 

카 하는 소리를 내뱉게 해주는 맥주이던지,

독한 술이던지,

아니면 브라질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임 들어간 칵테일 까이삐링야던지....


어떠한 술이든, 

더 달게, 더 깊게 느껴지게 되는

마법을 경험할 테니. 



#2.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보사노바 뮤지션, 블루앤블루

이렇게 보사노바를 좋아하는 내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을 몇 년 전 우연히 듣게 되었다.


블루앤블루.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6회 입상자인 싱어송라이터 황종률님이 하는 1인 프로젝트 팀. 


블루앤블루, 즉 황종률 님의 1집은 모든 곡들이 보사노바로 꽉 채워졌다. 

그 시도만으로도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한 곡 한 곡, 

참으로 좋다. 


버릴 곡 한 곡 없이,

어떤 곡이 더 좋다고 할 것 없이... 


지금은 윤승렬이라는 분과 함께, 

"두 아저씨"라는 팀으로 종종 음원을 내시는 듯하다. 


오늘 소개할 곡 소풍은,

보사노바 리듬도 좋고, 

반주도 좋지만, 

소풍 가는 그때 그 시절의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가사 한줄한줄이 또 하나의 포인트인 듯하다. 


"이런 완벽한 소풍은 이젠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가사가, 

유독 더 슬프고 아프게 느껴지는 이 시기에,

예전의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렘을 떠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곡은 들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소풍 by 황종률(블루앤블루)

https://youtu.be/HV-MAw3vQNE


이제와 생각해보면 

멀리 가는것도 아니었던 소풍전날

혹시 비가 올까 창밖 쳐다보며

일어나도 계속 밤이 지나면


벌써 만들어진 엄마의 즐거운 김밥 

여러명 모여들던 눌린 노란 바나나

한몸에 관심 받던 스타탄생

괜히 짜증내야했던 남녀 합반의 수건돌리기


이런 완벽한 소풍은 이젠

다시 올수있을까 혼자서 묻지만

준비 못한 날에 파란하늘이 그린

예쁜색깔의 그런 연출은


지하철 타야 맞춰지는 시간에 

버스 앉아서 타고 가야만할것같은 배짱

행복한 배낭 대신 종이 가방속 복잡한 글씨야 

넌 내꿈 이뤄줄수있겠니


그런 지금 내맘대로 할수 있나

다시 쳐다본 시계속 생각나는 여러명 얼굴들

날 의지하거나 날 괴롭게 하겠지만 

한번쯤 다른 이유로 말하고픈 소풍


내려서 돌아가며 드는 생각 

이런 공부의 끝이 

날 매일 소풍 보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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