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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Nov 19. 2022

고아성당

성당기행 18#

구미시 고아읍에 있는 고아성당은 마치 배를 뒤집어 놓은 것같은 모양새입니다. 그렇습니다. 구미에서 선산으로가는 국도변의 고아성당은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건축물입니다. 별생각없이 지나다 보면 성당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독특한 외형입니다. 성당입구쪽의 뱃머리 모양의 바닥엔 물길이 있어서 성당의 뒤쪽까지 물길을 이어놓아 방주의 의미를 더욱 살려줍니다. 옆쪽의 종탑은 전례종탑이라고 합니다. 가톨릭의 전례 시기별로 종탑의 불빛이 색깔을 달리한다고 하더군요.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였습니다. 


고아성당은 대구 인근의 성당들을 검색해보다 찾게된 성당인데 첫 방문이후로 1년만이며 고아성당으로는 두번째 미사참석입니다. 첫번째 방문때도 미사에 참석했는데 매주 미사참석으로 요즘은 예비신자인 저에게도 약간은 미사전례에 여유가 생긴듯합니다. 


성당으로 들어서면 제대 뒤쪽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십자성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첫눈에 참 아름답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 십자성상은 대리석 질감의 유리로 만들어 성당에 들어선 신자의 두손을 자연스레 모으게 만듭니다. 이 십자성상은 조완희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성당의 좌우 유리창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함께 제작하셨다 합니다. 고아성당의 내부는 이렇듯 아름다운 스테인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들로 내부 곳곳을 평화롭고 조화롭게 만들어 줍니다. 빛과 색이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본당 입구 옆에는 성베네딕토 수도회의 독인인 선교사 신부님이 두 주동안 고아공소에 머무르시며 그린 제대의 벽화를 고승용이라는 작가가 유화로 재현한 그림이 있습니다. 갈릴리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던 베드로의 모습과 최후의 만찬이 좌우에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십자가의 길 14처는 회색 바탕위에 색감을 최소화하여 각 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회화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한 14처 하나하나 앞에 서면 십자가 고난의 길에 온전한 기도의 마음이 됩니다. 


고아성당은 성당내부의 장식 하나하나에 많은 정성을 들여 완성한 성소입니다. 제대 뒷쪽의 벽 또한 로마의 지하공동묘지인 카타콤을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벽쪽의 냉난방기와 스피커들 또한 벽체안에 감춰두어 본당내부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이처럼 고아성당은 세심한 디테일함으로 보는이의 눈을 더욱더 즐겁게 하고 경건한 마음이 들게하는 성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아성당은 인근의 4개의 공소가 합쳐져 2017년에 봉헌된 성당입니다. 시골의 성당들이 그러하듯 고아읍의 성당도 인구감소로 인하여 공소들이 본당이 되지 못하고 인근의 공소와 함께 하나의 성당으로 합쳐진 듯합니다. 고아읍은 인근 구미쪽의 인구로 인하여 특별한 영향이 없을 듯했는데 아무래도 고아읍까진 찾는 이가 없는 것같아 아쉬운 맘이 더해졌습니다. 이렇듯 아름다운 성당이 신자의 감소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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