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기행 #23
성당순례는 하나의 시간여행과 같이 시간을 거슬러 아주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듯한 느낌을 심어줍니다. 성요셉성당은 1900년 부터 시작된 마산지역 전교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현재는 마산과 창원이 통합되어서 지리적으로는 창원시 완월동 성지여중고 교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성요셉성당은 경남지역에서 가장오래된 석조성당으로 기존에 있던 한옥을 헐고 1928년부터 1931년까지 3년간의 긴 공사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신자들이 약 40cm의 돌을 날라와 직접 돌은 깍고 잘라서 외벽을 올린 전형적인 석조건물입니다. 돌은 기계로 깍은 것이 아니라 통석을 가져와 현장에서 수작업으로 깍아 만들어서 겉면이 울퉁불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참 멋스럽게 보입니다. 그 돌들에 손바닥을 올려보면 방문한 때가 12월이었지만 그 촉감과 질감이 참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신자들이 3년이란 긴 시간을 공들여 올린 건물이니 그 외벽에도 그들의 따스한 신심이 녹아 스며 들어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성요셉성당은 옛날부터 인근 주민들에게 돌성당이라 불리었다합니다. 이 멋진 돌성당은 주위의 주민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던거 같습니다. 새벽에 종탑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종소리를 듣고 시간을 알았다고 하는 걸보면 신자는 아니지만 지역주민들에게도 생활의 한 부분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성지여중고의 건물들이 성요셉성당을 너무도 가깝게 에워싸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근대유산이며 가톨릭의 소중한 역사인데 조금쯤 거리와 공간을 두고 건물을 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컷습니다.
성요셉성당은 성지교정안에 있는 탓에 입구에서 출입을 허가받아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구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면 석조로된 자그맣고 아름다운 성당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석조로된 종탑과 장미모양의 둥근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옅은 회색의 석조색과 장미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창이 빗어내는 조화로움이 마치 이땅의 건물이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조로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래되었지만 그 색이 너무나 고운 아치형 목골 천정과 그 사이사이를 메운 회반죽은 그 순결함으로인해 금새 기도하는 마음이 되게 합니다. 작고 아담한 성당 한 곳에 앉아 이 아름다운 성당을 지으신 믿음의 선조들과 하느님의 성전의 아늑함을 한것 묵상하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