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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Jul 31. 2022

조직은 시스템인가, 사회적 구성인가 2

Anderson Ch. 5 조직변화의 기초

세명의 야구 심판에 관한 옛날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발견되는데, 조금씩 버전이 다르다. 앤더슨 책에서는 칼 와이크(Karl Weick)의 인용을 재인용하고 있다. 필자는 거의 비슷하지만 좀 다른 버전을 가져왔다.

(이 포스팅은 2번 글입니다. 1번 글을 먼저 읽고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The story concerns three baseball umpires who were discussing the problems of their profession.



The first umpire said, “Some’s balls and some’s strikes and I calls ‘em as they are.”

The second umpire said, “Some’s balls and some’s strikes and I calls ‘em as I sees ‘em.” While the third umpire said, “Some’s balls and some’s strikes, but they ain’t nothin’ till I calls ‘em.”


(August 1957, 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Perception and Interpersonal Relations” by Harvey Cantril, pg. 126)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할 때,

첫번째 심판은 '나는 볼을 있는 그대로 판정합니다.'

두번째 심판은 '나는 볼을 내가 본대로 판정합니다.'

세번째 심판은 '내가 판정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bookofthrees.com/umpires/


세번째 심판은 판정을 구성(construction)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회적 구성으로서의 조직>


사회적 구성의 기원은 1967년 Berger와 Luckmann의 명저인 '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재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됨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003079)






우리는 보통 조직 안(in)에서 환경과 함께(with) 일한다고 말한다. 즉, 사람과 조직은 별개의 존재임을 언어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따지고 보면 조직은 실체가 없다. 우리의 행동과 언어로 꾸며낸 개념일 뿐이다.


조직과 환경의 경계를 말할 때, 우리는 그 경계선을 명확하게 긋기 어렵다. 둘 사이에는 흐름, 변화, 과정이 상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스템이 이론에서 말하는 조직, 경계, 환경은 사실 생각보다 복잡한 개념이며, 어쩌면 생각보다 의미가 적을 수 있다.


이는 조직이 스스로 증거가 되는 어떤 것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즉, 의미를 구성(construction)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어떤 회사의 (revenue)이라는 것도   깊이 생각해 보면, 구성원들이 해석하고 판단하여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리고  해석과 판단의 과정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사용된다. 경쟁사, 과거의 경험, 미리 정한 목표, 직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지적 활동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객관적으로 무엇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언어를 통하여 의미를 개발하고, 비교하고, 해석을 공유하면서 구성해낸 결과인 것이다.


이 과정은 감잡기(sensemaking)의 과정이며, 복잡하고 모순적인 상황에서 선택한 결정이다. 그리하여 기계적이 시스템의 산출물이 아니라 새로운 실재를 품은 포스트모던주의적 구성이다.



센스메이킹에 관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직지심공

5화. 복잡계를 아는 방식, 센스메이킹(Sensemaking, 감잡기)(1/2)

 https://m.podbbang.com/channels/14900/episodes/22461114


브런치

VUCA, 복잡한 세상과 센스메이킹

https://brunch.co.kr/@giewookkoo/290





<사회적 구성 관점의 가치>


1. 인간 행동에 대한 유용하고 색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


예를 들면, 평소에 구성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풍토를 지니고 있었는데, 대량 해고가 있고 나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2. 구성원이 조직을 만들어간다는 능동적인 시각을 제공해준다.

조직개발자는 다른 조직, 다른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정책, 절차, 역할, 관계 등을 새롭게 창조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


3. 조직개발자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다.

의미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대화라는 상호작용 속에서 각자의 감을 잡아가는 방식으로 진화한다.


4. 사회적 구성원 시각은 조직변화의 기초가 의미의 변화에 있음을 알게 해준다.

단지 조직의 정책, 실무, 역할, 부서를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의미, 신념, 태도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해준다.




Figure 1: Definitions of values, belief and attitude. ©University of Reading




<사회적 구성 관점과 일치시킨 조직개발>


사회적 구성 관점에서 출발하는 조직개발에서는 대화, 소통, 의미, 스키마가 중요해진다. 그러므로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하여는 조직 내에 퍼져있는 담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제프리 포드는 조직의 변화란 바로 '대화의 변화(shifting conversation)'라고 보았다. 그리고, 4 종류의 대화의 양상을 구분했다.


1. 변화를 시작하는 대화

2. 변화의 이해를 찾아가는 대화

3. 성과에 관한 대화

4. 종결에 관한 대화


만약 어떤 기대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위 4가지 중 무언가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조직개발자는 위 네가지 대화가 조직 안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Kegan과 Lahey는 'How th wat we talk can change the way we work. (우리 말하는 방식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라는 책에서 사회적 구성 방식으로 조직을 변화시키는 7가지의 언어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1. 불평(complaint)의 언어에서 몰입(commitment)의 언어로

2. 비난(blaming)의 언어에서 개인적 책임(personal responsibility)의 언어로

3. 새해 결심(New Year's Resolutions)의 언어에서 경쟁적 몰입(competing commitment)의 언어로

4. 우리'를' 붙잡고 있는 대가정의 언어에서 우리'가' 붙잡고 있는 가정의 언어로

5. 보상과 칭찬의 언어에서 지속적인 인정(regard)의 언어로

6. 규칙과 정책의 언어에서 공동의 동의의 언어로

7. 건설적인(constructive) 비판의 언어에서 해체적(deconstructive) 비판의 언어로


이러한 맥락에서 조직개발자의 역할은 변화를 위한 언어가 시작되고, 사용되고, 그런 대화에 적응되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퍼실리테이터가 되는 것이다.




<조직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직은 자기조직화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존재이다. 이는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비슷해서, 일반 원칙에 따라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보는 시스템즈 이론의 시각을 거부한다.


그 대신, 환경에 따라 개인과 조직은 다르게 반응하므로 체계적으로 예상하고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

이는 탑다운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변화관리자가 진화하는 패턴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다음의 개입을 결정해 가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조직개발에 대한 대화식 접근(Dialogic approach to OD)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다.

여기서는 구성원들의 이야기와 변화하는 대화가 중요하다.


조직의 본성에 관한 철학적 태도는 '실증적 실재'을 인정하는 것과 '사회적 구성'일 뿐이라는 점에서 대립한다.


보다 일관되고 변화가 적은 환경에서는 시스템즈 이론이 유용하고, 변화가 다양하고 빠른 환경에서는 사회적 구성 관점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누누히 강조하고 있는 원래 있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답을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한답'의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다.


많은 퍼실리테이터가 구성원의 활발한 대화를 통한 사회적 구성을 잘 도와서, VUCA 환경에 잘 적응하는 바람직한 조직을 많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


참고

브런치 '한답과 정답'

https://brunch.co.kr/@giewookkoo/328






참고문헌


Anderson, D.  L. (2020). Organization Development - The Process fo Leading Organizational Change. 5th Ed., Sage Pub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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