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찾아 삼만리’란 TV 프로그램을 종종 보고 있다. 프로그램 제목의 아빠는 가장이고 삼만리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거리를 뜻한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유는 우리의 지난 시절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어서다. 한국에는 네팔이나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등 여러 나라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아빠들이 많다.
그중에 한 가족을 택해서 남은 가족이 모국에서 보내는 일상과 한국의 아빠를 만나러 오는 과정 그리고 한국에서 아빠를 만나 즐겁게 지내다 그들 나라로 되돌아가는 여정을 영상에 담아 보여준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TV나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때마다 가족이 아빠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만나면 덩달아 눈물을 훔치곤 한다.
나는 당사자도 아닌데 눈물을 흘리는 것인지 그 이유는 잘 모른다. 가족이 아빠를 만나서 눈물을 흘리면 내 가슴도 울컥해지고 무언가 치밀어 올라 주책없이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그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 것인지 유독 아빠를 상봉하는 장면이 나오면 눈물이 흘러내려 주체하지 못할 정도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애니메이션의 제목에서 따온 것 같다. 물론 ‘엄마 찾아 삼만리’와 ‘아빠 찾아 삼만리’는 제목만 비슷할 뿐 그 줄거리와 내용은 전혀 다르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마르코가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심의 여정을 그린 것이다.
‘아빠 찾아 삼만리’란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연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지난 시절 시골에서 겪었던 생활과 가족과 생이별하고 홀로 한국에 와서 고생하는 아빠라는 모습에서 연민의 정을 느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닐까.
외국에서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러 오는 아빠의 사연도 제각각이다. 빚이 많아 빚을 갚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고, 가난을 벗어나고자 가정을 등지고 돈을 벌러 오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도 한때 중동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던 아빠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돈을 한 푼이라도 모으기 위해 아껴 쓰고, 돈을 더 준다면 휴일과 근무시간 외 일도 마다하지 않던 모습에서 지난 시절 중동으로 떠났던 한국 아빠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나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벌러 외국에 나간 적은 없다. 외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특별한 기술이 없다. 그저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우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에 따라 몸으로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나선다. 오직 몸으로만 돈을 벌어야 해서 몸이 곧 자산이자 돈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각 나라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엿보게 된다. TV를 통해 그 나라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면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다.
돈을 벌고 싶어도 일할 곳도 없고, 돈을 번다해도 생계조차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돈을 좀 벌려면 어쩔 수 없이 가족과 생이별하고 한국에 와서 몸 바쳐 일해야만 한다.
이들 대부분은 짧은 기간이 아닌 삼 년 이상을 체류하며 일한다. 가족과는 핸드폰 영상통화로 그리움을 달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
그런 아빠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그리움을 넘어 애증이 되어 버린다. 그들 가족은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도 비행기 표조차 살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 사정을 고려해 방송국에서 비행기 표를 제공한다.
프로그램 편성의 세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통해 인정이 끌리고 동정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어쩌면 하나같이 그렇게도 순수하고 순진할까. 그들의 행동과 몸짓에서 때 묻지 않은 영혼의 순수함을 느낄 때마다 눈물을 더 흘리게 된다.
‘아빠 찾아 삼만리’란 프로그램의 목적과 의도는 훌륭해 보인다. 어찌 보면 모국의 가족은 한국에 가보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서 아빠를 만나는 것은 꿈과 희망과 사랑을 찾아주는 것이다.
우리 아빠들이 중동에 가서 일하던 시절 비슷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지금보다 더 유명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당시 한국에서 외국에 나가는 것은, 잘 사는 사람 외에는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이다. 그런 사람에게 가장을 만나도록 외국에 갔다 올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였다면 그보다 더 사랑받는 프로그램은 없었을 것이다.
‘아빠 찾아 삼만리’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기왕에 한국을 찾아와서 아빠를 만났다면 일주일보다 더 긴 기간을 아빠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들 나라로 돌아가 아빠를 만나고 난 후 달라진 생활과 깨달은 모습을 방송 후기로 보여주면 더없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방송국에 한마디 하고 싶다. ‘아빠 찾아 삼만리’란 프로그램과 같이 내외국인 불문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