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막의 도시 두바이

Chapter 2. 세계 속으로

by 뚱이

♡ 아제르바이젠 그리고 두바이


난생처음 방문하게 된 아제르바이젠 바쿠공항은 새로운 신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공항이다.

무료 1인 수면시설이 있고, 휴게실도 너무 잘되어있어서 새벽 3시부터 아침 10시까지 환승비행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다른 환승공항들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다시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게이트에서 보딩 체크하는데 우리가족만 따로 옆으로 빠져서 기다리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비자가 있는데 우리만 비자가 없다고 이상하다고 그런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는 중동지역 무비자 여행국가인 것을 이 사람들이 몰랐나보다.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확인하더니 통과시켜 준다.

우린 별 일 있는 줄 알고 잠깐 긴장했었지만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다. 아마도 아제르바이젠에서 두바이로 들어오는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은 비자가 당연히 필요할 텐데 우리만 비자가 없으니 담당자도 당황했었나 보다.

2-257.png


공항에서 교통카드를 구입한 후 두바이의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한 메트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이번 숙소도 잘 선택한 거 같다. 맘에 들었다. 방마다 화장실이 따로 있고 공동화장실도 별도로 있다. 콘도처럼 주방이 있는데도 전체적인 시설은 호텔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론 수영장도 있다.


숙소까지는 마음에 들었는데,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두바이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로밍 데이터 상품에 해당이 안 되는 나라여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단다. 어쩔 수 없이 와이파이가 되는 숙소에서 모든 자료를 찾아서 화면을 캡쳐 한 후에 그걸 보면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네비게이션이 없었던 당시로 돌아가 지도책을 가지고 관광을 떠나는 기분이다.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서 방문한 곳은 팜 주메이라의 아틸란티스 호텔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해가 중동의 바다에 잠기는 모습을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석양을 배경으로 한 아틸란티스 호텔은 그 화려함을 뽐내며 번쩍거리고 있었다.

이런 멋진 해변을 가족들과 걸으며 여유있게 산책을 할 수 있다는 이 상황이 너무나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했다.

2-258.png


♡ 사막여행


아침에 안 깨웠더니 10시가 되도록 진짜 아무도 안 일어난다. 정말 대단한 가족이다. 언제나 처럼 일찍 일어난 나는 오늘 투어일정을 알아보고 그동안 밀린 사진정리와 페이스북 포스팅을 하고나니 사막투어 예약시간인 11시 반이 거의 다 되었다.


정확하게 11시 40분 약속시간을 지키며 등장한 일일 사막 투어 가이드 아저씨는 먼저 붉은 사막으로 가서 사륜오토바이를 추가 체험하도록 인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족은 추가요금을 지불 할 계획도 없고, 사륜오토바이는 카파도키아에서 타봤기 때문에 대기소에서 다음 일정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 후 사막 렐리를 위해서 출발했다.


자동차로 사막을 달리기 위해서는 자동차 바퀴의 바람을 조금 빼주어야 한단다. 바람이 너무 가득 차 있으면 바퀴가 사막모래에 묻혀서 차량운행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바람을 빼고 사막으로 들어간단다.


사막에 들어서고 나니 이전과는 다르게 난폭운전이 시작된다.

지그재그로 운전을 하며 사막을 달리기를 한 30분정도 하고나니 내 몸과 영혼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사구가 높은 곳에 도착해서는 샌드보드를 탈 수 있도록 해준다. 경사진 사면을 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것은 스릴을 더 한 재미가 있었지만, 타고 내려갔던 보드를 들고 걸어서 올라 올 때는 모래가 너무 뜨거워서 여러 번 타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2-259.png


캠프 외곽에서 낙타타기 체험을 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차와 음료 등 다과를 즐기는 사이 저녁식사가 준비되었는데, BBQ뷔페가 별로라는 블로그 때문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먹는 뷔페는 나름 근사하게 준비되어있다.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의 손에 해나 그리는 체험을 하고 나니 드디어 사막 한 가운데에서의 야외공연이 시작되었다.

치마를 여러 겹 껴입은 남자가 나와서 거의 10여분동안 수백 바퀴 이상을 뱅글뱅글 돌면서 이상한 춤을 추는데, 색이 다른 치마를 하나하나 벗으면서 추는 모습이 나름 멋은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하이라이트는 벨리댄스다.


별로 기대는 안했었는데 나와서 춤을 추는 무희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였을까? 시선을 고정시키는 멋진 시간이 되었다. 공연 도중에 남자 관객 한 분을 불러내어서 같이 참여를 시키는 바람에 나도 한껏 긴장을 했지만 다행히 나에게 까지 기회가 오지는 않았다. 매와 함께 사진을 찍는 코너도 있었고 물담배 체험도 있었지만 우리 관심사는 아니었기에 이정도에서 오늘의 사막투어를 마감하고 숙소로 복귀했다.

2-262.png
2-267.png
2-266.png


♡ 두바이여 안녕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막둥이가 한 눈 팔다가 메트로에 탑승을 못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하고, 연락도 안 되는데 우리와 따로 떨어져서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지만, 우리 막둥이도 이제는 외국에서 혼자 여행을 할 수 있는 배짱이 생겼는지, 다음 메트로를 타고 늠름하게 나타났다.


이래저래 계획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공항에서의 여유시간이 없기는 했지만 다행히 제시간에 비행기를 타는데는 성공했다.


필리핀 마닐라까지는 8시간. 오랜만에 긴 비행이다.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사막과 그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마천루의 모습들이 신기루처럼 구름 아래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2-260.png
2-261.png
2-263.png
2-264.png
2-265.png


keyword
이전 17화대륙의 끝 포르투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