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상문: [돈룩업]에서 [서브스턴스]까지

by 길고영
돈.JPG
서.JPG
이미지 출처: 돈룩업 영화 공식 포스터 이미지 출처: 서브스턴스 영화 공식 포스터



코미디를 보면, 지금 사람들의 불안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영화 [돈룩업], [서브스턴스]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불안의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우리는 여전히 선거를 통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믿어야 할까?
2021년 나는 [돈룩업]을 보고,
"역시 코미디 영화는 재미있어"라고 웃었다.
하지만 2024년, 전 세계가 외면했던 기후위기의 미래는 현실이 되었고,
나 역시 [돈룩업]의 인물들처럼
다가오는 불안에 눈 감은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정말 ‘Love Myself’라는 구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을까?

[서브스턴스] 속 엘리자베스는
"better version of you"라는 미스터리한 말에 이끌려,
자신의 복제인간 ‘수’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의식의 주도권이 다시 엘리자베스에게 돌아온 순간,
그녀는 깨달았을 것이다.
“내가 없어지고, 나보다 젊은 내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되는 세계”


자신을 지우면서도,
고층 빌딩 집 창밖으로 보이는 ‘수’의 광고판을 보며
그때 이미 엘리자베스는,
버려졌다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파괴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자신을 알아봐 준 옛 친구 프레드의 데이트 신청도
그녀는 뒤로하고 말았다.
그 선택은 ‘수’에게 의식의 주도권을 넘기는 것으로 이어진다.


2024년 개봉한 [서브스턴스]는 이렇게 묻는다.
“왜 우리는 끊임없이 ‘더 나은 나’가 되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엘리자베스만이 아니라,
오늘도
끊임없이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나,
개선되어야만 살아남는 나,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에게도
던져지는 것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상문: [나를 죽여줘]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