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그레이

by 김보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지친 몸을 뉘인다

피로가 너무 무거워

샤워로 씻어내기 힘들 때

그 안에 털썩 주저앉는다

멍하니 오늘을 음미한다

고민들이 뿌옇게 탁해진다

고통들이 천천히 미지근해진다

나의 하루는 해체되어 이 아래 녹아내린다


배수구를 열어

왈칵 쏟아버린다

떫은 하루가 쪼르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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