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 예찬론자

by 김보

서울이 좋다.
서울,
소리 내어 읽어봐도 마음에 꼭 든다.
서-에서 멀리 뻗어나갔다가
울, 에서 황급히 소리를 닫는다.
서글서글한, 잘난 맛의 에너지도 있고
우울한, 인간적인 맛도 늘 품고 산다.

나는 그런 점이 참 좋다.
꼭 도시의 풍경처럼,
낮에는 숨막힐듯 시끌시끌하다가 밤에는 숨죽여 빛들을 훌쩍거리는 거
하루종일 치열하게들 세상 살다가
하루 끝에는 각자 동굴로 돌아가 웅크리고 잠드는 것이
세상 그 어디보다 수고했다는 말이 어울린다.

생애 늘 수고하다가
더 깊은 사람이 되겠다고, 내 색깔 가지겠다고 열심히 담금질하다가
그러다 마침내 파리지앵 노신사의 얼굴에서 파리를 발견하듯
먼 날에 내 표정에서 서울 냄새가 나길 바란다
내 이름 읽을 때 서- 울, 처럼 깊은 맛이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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