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콕콕콕

by 김보


이제는 그 많은 시간들이
나에게 어떤 감정이었는지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도 잘 안나지만

그저 가끔씩
그 수많은 편지들의 몇 낱말들이
불쑥불쑥 떠올라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정성스럽게 제일 예쁜 낱말들을 골라
차곡차곡 채워넣었을
너의 밤을, 시간들을, 그 한글자한글자 정성 어린 예쁜 글씨와 그 속에 담은 너의 사랑을
나는 아직도 감히 다 알지 못하고 상상할 수도 없다

찰나의 감정들은 모두 흩어졌지만
낱개의 말들은 그렇게 그 속에 모여있어서
흩어지지 못하고 아직도 마음에 남아서
무던한 마음을 콕콕 찌른다

자신의 가장가장 소중하고 예쁜 낱말들을 나에게 다 줬던 사람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 쓰던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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