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딜 짜즈키
감당이 안 되는 건 나일까 너일까.
"어떤 한국 남자도 너네를 감당('handle') 할 수 없어."라고 얘기한 내 친구의 남자친구(그 당시)는 본인이 내뱉은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아름답고 상냥한 데다가 마음씨까지 예쁜 나의 친구와 결혼하여 그녀를 잘 '감당(?)'하고 살고 있다. 그때 그의 조언을 잘 새겨 들었어야 했다.
그는 꽤나 훌륭한 요리사였는데, 어느 날 그가 초대한 홈파티에 올려진 하얀 딥은 랜치라기엔 묽고, 마요네즈라기엔 무언가 초록이들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짜즈키'라고 하는 순간, 그릭 레스토랑에 늘 있는 그 요거트 베이스의 딥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난, 나를 감당할 한국 남자는 못 만났어도, 내 입맛을 감당할 나만의 짜즈키 레시피는 얻었다.
양고기, 닭고기 등 바비큐나 스테이크에도 어울리고, 생선이나 버거, 또띠아랩의 소스로도 좋고, 기본 크래커나 바게뜨만 있어도 볼 하나쯤은 뚝딱 사라지게 하는 마법의 딥 소스. 시원 상큼하여 오이가 제철인 여름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이다. 쉽고 빠르면서, 맛있고 건강한 기묘한 짜즈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재료: 그릭 요거트 300g, 오이 2개, 다진 마늘 1/2ts, 제주 레몬 1/2개 분량의 레몬 쥬스와 레몬 제스트, 소금 1ts, 후추, 프레쉬 딜(dill) 1Ts
+ 장식용 레몬 제스트와 딜 조금
+ 핑크 페퍼
+ 카이옌 페퍼 or 스모크드 파프리카 파우더
+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or 그라나 파다노
- 그릭 요거트를 구하지 못한다면 일반 플레인 요거트를 요리용 천에 반나절 유청을 걸러내어 꾸덕해진 요거트를 사용한다.
- 홈메이드 요거트 역시 유청을 걸러 사용한다.
- 오이와 레몬은 겉껍질까지 쓴다. 친환경으로 구입하자.
1. 오이의 껍질은 쓰지만 식감에 방해가 되는 돌기는 칼등으로 제거한다.
2. 1을 강판으로 갈거나 칼로 챱한다.
3. 소금을 뿌려 1~20분 정도 절인다.
4. 레몬은 제스트와 쥬스를 모두 낸다.
5. 딜은 챱한다.
6. 절여진 오이는 꼭 짜내어 쥬스를 버린다.
7. 요거트, 절인 오이, 다진 마늘, 레몬 제스트, 챱한 딜, 후추를 넣고 섞는다.
8. 싱겁다면 소금을 좀 더 넣는다.
9. 반나절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10. 먹기 직전에 레몬을 짜 쥬스를 넣어 섞는다.
11. 볼에 짜즈키를 담고 레몬 제스트와 딜로 컬러감을 더한 뒤 서브한다.
- 블랙 후추도 좋지만 요거트와 핑크 페퍼와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꼭 경험해 보자.
- 카이옌 페퍼나 스모크드 파프리카 파우더를 더해주면 색다른 맛을 얻을 것이다.
-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살린 바비큐라면 어떤 고기나 생선과도 어울리지만, 소스를 잔뜩 묻힌 바비큐와 곁들이고 싶다면 이 산뜻한 짜즈키는 겉돌 수 있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나 그라나 파다노를 갈아 넣으면 밸런스가 좋을 것이다.
치킨 오븐구이와 함께-
생선 구이와도 궁합이 참 좋아요. :)
양다리 오븐구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