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레시피 ep.015

기묘한 피클

by 김묘한
3월이다.

- 23년 3월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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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깜빡여도 하루가 간다. 어린 날, 하루가 너무 길다고 투덜대면 어른들은 나지막한 한숨을 뒤로하고 그저 웃어 보였다. 지금 보니 그게 '웃픔'이라는 거였다. 아이의 해맑음에 웃고, 본인의 나이 듦에 서글픈.


눈 몇 번 깜빡이면 3월이 간다.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절임 요리.


제철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도 아쉽다면 우리에겐 참치캔처럼 든든한 절임 요리가 있다. 제철 과일을 졸여 잼을 만들 수도 있고, 싱싱한 굴이나 연어로 굴절임과 연어장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어패류는 오래 보관하기 어렵지만, 만들어두면 떠나가는 계절을 붙잡을 만큼 서운하진 않을 위안이 든다.


추운 겨울의 땅속에서 단단하게 견뎌낸 뿌리채소인 연근은 11~3월이 제철이다. 칼륨과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해 염증을 줄이고 소화 기능에 도움을 주며 목 통증이나 환절기 호흡기 질환에도 좋다고 한다. 제철 채소 피클은 아삭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어 준다. 좋은 재료를 쏟아부어 만들어진 숙성된 피클의 쥬스는 샐러드 소스로 알뜰하게 이용한다. 기묘한 브런치에서 샐러드를 맛본 사람들은 늘 칭찬하는 기묘한 샐러드 드레싱의 비밀. 일단 피클을 만들자. :)


<기묘한 피클>


재료: 제철 채소 1kg, 샐러리 두 대, 물 700ml, 천연 식초 350ml, 유기농 비정제 사탕수수 270g, 피클링 스파이스 1Ts, 월계수잎 3장, 제주 유기농 레몬 1개, 천일염 10g, 부케 가르니


+ 부케 가르니 (Bouquet Garni)는 몇 가지의 허브를 조리용 실로 묶어 요리에 넣어 향을 낸 뒤, 쉽고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 허브 묶음이다. 생 허브는 이탈리안 파슬리의 잎을 제외한 줄기를 쓰거나 타임, 로즈마리 등을 사용한다. - 끓이는 용도

+ 생 허브 (딜, 타임, 로즈마리 등) - 보관할 때 함께 넣는 용도

+ 슬라이스 한 마늘(2알)이나 생강(1알)

+ 청양 고추 2개 or 페퍼론치노 3알

+ 케이퍼, 케이퍼 베리, 올리브 등을 더하면 독특한 풍미의 피클이 완성된다.


- 채소 종류: 연근, 당근, 무, 래디쉬, 오이, 샐러리, 양배추, 방울 양배추, 양파, 적양파, 샬롯, 비트, 콜라비, 브로컬리, 컬리플라워, 파프리카, 가지, 토마토, 오이고추, 꽈리고추, 할라피뇨, 아스파라거스 etc

- 집에 양배추즙, 양파즙 등 채소수가 있다면 물 대신 그것을 활용한다. 컬러가 탁할 수 있으므로 꼭 비트를 사용해 예쁜 색을 낸다.

- 사탕수수의 양은 갖고 있는 식초의 산도, 당도 그리고 각자의 입맛에 따라 조절한다. 끓이는 동안 사탕수수 결정이 다 녹았을 때 맛을 보고 너무 달다면 식초와 물을 추가하고, 너무 시다면 사탕수수의 양을 추가한다.

- 식초는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꼭 천연 식초를 사용한다. 인공 합성 식초가 아닌 곡물이나 과실 등 자연 재료를 사용하여 숙성시킨 식초를 사용한다. 인공적인 신맛을 내지 않은 자연 식초는 발효 과정에서 미네랄, 유기산, 비타민 등 좋은 영양분들을 갖는다. 피클 쥬스를 유용하게 쓸 예정이니 더욱 신경쓰자.


1. 어떤 채소든 깨끗하게 손질하여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연근의 경우 끓는 물에 식초 1Ts, 소금 1ts을 넣고 1분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구어 준비한다.

- 가지의 경우 통으로 넣는데, 잘게 칼집을 내어 준비한다.

2. 물, 천연 식초, 유기농 비정제 사탕수수, 피클링 스파이스, 월계수잎, 부케 가르니, 천일염을 더해 끓인다.

3. 통에 1의 채소와 슬라이스한 레몬을 담는다. 오래 보관할 경우 소독한 유리병에 담는다.

- 마늘, 생강, 고추, 케이퍼, 케이퍼 베리, 올리브 등을 더하고 싶다면 이때 함께 넣는다.

- 생 허브 (딜, 타임, 로즈마리 등)도 함께 넣는다.

4. 끓인 단촛물을 체에 밭쳐 허브와 스파이스를 걸러내고 3의 재료가 잠기도록 붓는다.

5. 상온에서 하루 숙성시킨 뒤 냉장고에 보관한다.


KakaoTalk_20231211_202047703_02.jpg 정말이지 아름다웠던 이날의 테이블 :)
KakaoTalk_20231211_202047703_05.jpg 컬러풀한 나의 피클
KakaoTalk_20231211_201514501_01.jpg 가지 피클은 컬러감이 아주 달라지죠? :) 그래도 맛은 참 좋아요.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9.jpg 마리아쥬: 아이렌 오렌지 와인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8.jpg 라자냐를 만들었어요.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7.jpg 짠-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6.jpg 싱그러운 여름날의 오렌지와인-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5.jpg 홈메이드 라자냐-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4.jpg 토마토 절임를 스타터로 냈어요.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3.jpg 컬러풀 그 자체-


KakaoTalk_20231211_201504009_02.jpg 빠질 수 없는 캔들-
KakaoTalk_20231211_192929371_03.jpg 꽈리고추는 기묘한 피클의 킥이에요-
KakaoTalk_20231211_173712856_03.jpg 인기만점 :)
KakaoTalk_20231211_171701859_02.jpg 만든지 얼마 되지 않은 싱그러운 피클.
KakaoTalk_20231211_171701859_01.jpg 이렇게 향신채를 듬뿍 넣어줘요.
KakaoTalk_20231211_171701859.jpg 겉절이 하듯이-


KakaoTalk_20231211_165354179.jpg 각각의 재료가 가진 캐릭터가 매우 분명해요.
KakaoTalk_20231211_164757289.jpg 채소 재료는 구애 받지 않아요. 상상력을 펼쳐보세요!!
KakaoTalk_20231211_164642086.jpg 피클을 만들고 난 쥬스를 다 쓸 거예요. (레시피 업데이트 해드릴게요.) 그러니 식초도 꼭 자연식초를 써요.
KakaoTalk_20231211_164610964_01.jpg 좋은 재료를 쓰면 마지막 피클 쥬스 한 방울까지도 감사히 쓰게 돼요.


KakaoTalk_20231211_164610964.jpg 누구랑 나누어 먹을지 고민...
KakaoTalk_20231207_184816368_09.jpg 어떤 요리가 올라가는 테이블이든 꼭 조금씩은 내어둬요.
KakaoTalk_20231207_184816368_08.jpg 지난 레시피, 기묘한 짜즈키와 함께.
KakaoTalk_20231211_202047703_04.jpg 컬러풀한 매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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