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넛츠 밀크
꼬수워-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손석구가 큰 맥주 페트병에 결명자차를 넣어 두고 마시면서 '고소해-'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무해하기 그지없다. 그처럼 무해하게 말하고 싶지만, 난 어쩐지 고소하다는 말보다 더 와닿는 사투리 '꼬숩다'는 표현을 하게 된다. 나의 견과류 밀크를 만들 때마다 감탄사처럼 하는 이 표현은 손석구만큼 무해하진 않아도, 뽀얀 그 견과류 밀크들 만큼이나 보드랍다.
기묘한 치즈(#기묘한레시피_ep003)에서 한국인의 유당불내증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넛츠 밀크는 우유의 훌륭한 대체재이다. 그냥 마셔도, 셰이크로, 커피를 더해 까페라떼로, 핫쵸컬릿으로, 티라떼로, 디저트에 유제품 대신 쓰기도 좋고, 비건들에게는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건강 음료이다.
물론 시중에 많은 견과류 밀크들이 나와있지만, 뭐든 그렇듯이, 집에서 만들면 그 신선함을 이길 수가 없다. 자기 전에 콩을 불리고, 아침에 블렌더로 갈기만 하면 된다. 얼마나 간편한가.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기 시작하니 밤마다 콩을 불리기 시작한다. 시판 제품 백라벨의 유화제나 보존제 없이 바로 갈아 만든 넛츠 밀크라니. 무해하게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해 보자. :)
<기묘한 넛츠 밀크>
재료: 생견과류, 물, 소금
+ 시나몬 파우더, 넛맥, 카카오 파우더, 꿀, 메이플 시럽 등
+ 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망고 등
- 견과류는 아몬드, 캐슈넛, 호두, 피칸 등 원하는 걸로 쓴다.
- 볶은 견과류를 써도 괜찮지만, 견과류에 열을 가하는 순간부터 산패가 시작된다. 되도록이면 생 견과류를 구입하여 볶아 물에 불려 건조해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 생견과류에는 효소억제제가 있어 꼭 물에 불려 그것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불리는 과정에서 다른 불순물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
1. 견과류를 씻은 다음 물에 불린다.
- 아몬드처럼 단단하다면 반나절, 캐슈넛처럼 부드럽다면 3~4시간이면 된다.
- 여름철이라면 냉장고에 두고, 겨울철이라면 따뜻한 물에 불려 실온에 둔다.
2. 불린 견과류를 깨끗이 헹군다.
- 아몬드 씨앗의 철, 아연,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껍질은 이때 벗겨낸다.
3. 블렌더에 2, 물, 소금을 넣고 갈아준다.
- 불린 견과류:물의 비율은 1:2(캐슈넛)~1:5(아몬드)로 한다. 맛을 봐가면서 내 입맛에 맞게 가감한다.
- 부가적인 재료들을 원한다면 이때 함께 갈아준다.
4. 그대로 마시거나 시원하게 냉장한 뒤 서브한다.
- 아주 부드러운 것을 원한다면 면보에 걸러주는 과정을 거친다.
CHEEEE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