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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Apr 16. 2024

기묘한 레시피 ep.038 & 와인 페어링

기묘한 콘슾

여름의 맛

아주 덥고 습한 여름이지만, 그걸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싱싱하기 그지없는 제철 채소와 과일이 아닐까 싶다. 하우스 재배로 많은 채소와 과일들을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그중 불가한 건 옥수수와 복숭아 정도이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옥수수 캔이나 복숭아 절임이 발달한 게 아닐까.


옥수수가 제철일 때 한가득 삶아 살을 잘 발라 냉동해 두고 만들어 온몸이 달달 떨리는 한겨울에 뜨끈하게 즐길 수 있는 콘슾도 좋지만, 더운 여름 제대로 햇살 가득 받은 옥수수로 만든 콘슾을 차갑게 먹는 재미는 남다르게 근사하다. 나는 콘 알맹이가 살아있는 러프한 슾을 좋아하지만, 어린아이나 환자가 있는 집이라면 손이 한 번 더 가더라도 체에 걸러 곱디 고운 슾을 내는 게 좋다.


초당옥수수를 써서 달콤하게 만들어도 좋고, 이국적인 향신료를 써서 멕시칸 스타일로 만드는 콘슾도 참 매력적이고, 일반 옥수수를 써서 클래식하게 만들어도 좋다. 한 솥 만들어 두는데 까지는 힘들지만, 그 뒤에는 참 간편한 끼니가 되고, 그 끼니는 아주 든든하고 충만하다. 세상의 풍파에 정신없이 휩쓸리다가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누군가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음식이다. 슾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영혼이 치유된다고 나는 믿는다. 슾을 끓이자. 지금은 숲 속 마녀의 매직이 필요한 때니까.


<기묘한 콘슾>


재료: 기묘하게 달콤한 옥수수(#기묘한레시피_ep037) 5컵, 양파 1컵, 치킨 스톡(#기묘한레시피_ep002) 4컵, 식물성 오일(올리브오일 제외), 버터 2 Ts, 우유 2컵, 생크림 1컵, 소금, 후추, 월계수잎, 정향, 넛맥, 핑크페퍼

- 케이쥰 파우더, 파프리카 파우더, 카이옌 페퍼

- 위의 재료를 쓴다면 우유와 생크림 대신 사워크림을 쓴다.

* 준비: 옥수수 삶기, 치킨 스톡 내기, 토핑 옥수수 알맹이 남겨두기.


1. 잘 삶아진 옥수수 알맹이를 칼로 잘 분리한다.

2. 팬에 식물성 오일을 두르고 양파를 볶는다.

3. 적당히 볶아지면 옥수수 알맹이를 넣고 버터, 소금, 후추를 더해 볶는다.

   - 토치로 적당히 그을려 주면 더 좋다.

4. 적당히 볶아지면 치킨 스톡, 월계수잎, 정향을 넣고 끓인다.

5. 뭉근하게 끓을 때 월계수잎과 정향을 건져내고 블렌더로 곱게 간다.

6. 5에 우유, 생크림을 더해 원하는 슾의 농도를 맞춘다.

7. 넛맥을 넣어 풍미를 더한다.

8. 옥수수 알맹이를 토핑으로 올리고 핑크페퍼를 더하여 차갑게 혹은 따뜻하게 서브한다.


- 숯에 구운 BBQ 콘으로 슾을 만들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 부드러운 콘슾을 원하면 5에서 블렌더로 곱게 간 후 체에 내린다.

- 슾의 농도는 치킨 스톡, 우유, 생크림으로 조절한다.

- 케이쥰 파우더, 파프리카 파우더, 카이옌 페퍼, 사워크림을 넣으면 멕시칸/Tex-Mex 스타일의 콘슾이 된다. 그렇다면 실란트로(고수)와 라임을 곁들이자!!

기묘한 와인 페어링: 고소한 옥수수와 부드러운 유크림, 향신료들의 조합의 기묘한 콘슾은 리치한 유질감과 우아한 꽃향, 부드러운 머스크향, 복숭아, 살구 등 여름과일 향들이 돋보이는 꽁드리유(비오니에)와 근사한 페어링을 냅니다. 아로마가 강하고 산미가 강하지 않아 향이 강하지 않은 크림슾과 잘 어울릴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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