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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May 07. 2024

기묘한 레시피 ep.044 & 와인 페어링

기묘한 원팬 솔 뫼니에르

근사해!!

외국에서 외식을 하면 대부분 고기 요리를 주문하는데, 난 정말 잘하는 집엘 가면 꼭 생선요리를 주문한다. 손님이 많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집들은 신선한 생선을 쓸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나의 생선요리 쵸이스는 늘 옳았고, 그렇게 맛본 요리들에서 얻는 영감들은 상당했다. 굽거나 찌거나 오븐요리거나 한식에서의 생선요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그 핸들링에 늘 반하고 만다.


캐쥬얼한 식당이라면 피쉬앤췹스처럼 생선살을 튀기거나 화이트소스를 얹은 생선요리를 만날 수 있고, 고급 식당을 가면 생선만 50년은 발랐을 것 같은 할아버지 웨이터(물론 젊은 웨이터들도 있지만)가 스푼과 포크를 이용해 생선살을 발라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한국에서 1인 1생선, 젓가락으로 생선을 좀 발라 봤다면 사람들이 환호하는 그 퍼포먼스가 좀 싱겁긴 할 테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깔끔하게 발려진 생선 요리는 상큼한고 부드럽고 깊은 그 레몬 버터 소스와 만나 입에서 녹는 매직을 경험한다.


그 매직은 20분이면 집에서도 경험이 가능하다. 한국인답게 젓가락으로 발라내는 기인과도 같은 기술로 혼자 흐뭇해할 수도 있고, 스푼과 포크를 써도 좋다. 짧은 시간 안에 근사한 원플레이트 디쉬가 가능하고, 손님 초대 요리로도 훌륭하다. 가볍지만 든든한 생선요리, 그중 가장 쉽고 간편한, 하지만 아주 근사하게 맛있는 솔 뫼니에르를 소개한다.


<기묘한 원팬 솔 뫼니에르>


재료: 가자미, 식물성 오일 1Ts, 버터 1Ts, 레몬 1/2~1개, 밀가루 3Ts, 소금, 후추, 이탈리안 파슬리/타임


- 버터만으로 구워도 되지만 너무 헤비하다면 식물성 오일을 함께 쓴다. 오일은 향이 강하지 않으면 된다.


1. 레몬은 즙을 내고, 파슬리는 곱게 챱한다.

2. 가자미를 잘 손질하고 칼집을 낸다.

3. 물기를 잘 정리하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4. 앞, 뒤로 밀가루를 촘촘하게 묻힌다.

5. 팬에 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껍질이 있는 쪽부터 굽는다. - 3분

6. 뒤집고 생선을 피해 버터를 팬에 더하고 버터에 컬러를 낸다.

7. 브라운 버터에 레몬즙을 더하여 소스화 시킨다.

8. 레몬 버터 소스에 타임을 더하여 향을 낸다.

9. 가자미에 소스를 계속 끼얹어 주어 풍미를 입힌다.

10. 반대쪽 가자미도 3분, 총 굽는 시간을 6분을 넘지 않는다.

11. 가자미에 남은 소스를 끼얹고 챱한 파슬리를 더해 서브한다.  


- 기묘한 타르타르 소스(#기묘한레시피_ep043)를 함께 해도 좋다.

- 시간을 좀 들인다면 소스팬에 버터와 레몬즙을 더해 소스를 따로 만들어 구운 가자미에 끼얹어 서브한다.

- 껍질이 싫다면 제거하고 굽는다. 꼬리 쪽에 칼집을 내고 한 손은 꼬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껍질을 들어 올려 벗겨내면 된다. 

기묘한 마늘 절임과 기묘한 레몬 딜 버터 (기묘한 레시피 ep.025)와 함께-

기묘한 타르타르 소스 (기묘한레시피 ep.043)와도 근사한 페어링 :)

기묘한 치미추리 (기묘한레시피 ep.012)와 함께-

기묘한 와인 페어링: 생 허브의 향긋함을 머금은 버터로 구워진 흰살 가자미 요리인 솔 뫼니에르는 그에 걸맞게 향긋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 이탈리아 서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토착품종인 코르테제로 만든 가비 (꼬르떼제 디 가비)는 흰색 꽃과 싱그러운 허브, 젖은 돌, 레몬 등의 뉘앙스를 주어 특별한 소스 없이 버터와 허브, 후추와 레몬만으로 풍미를 준 솔 뫼니에르와 참 잘 어울린다. 기묘한 치미추리를 곁들인 솔 뫼니에르라면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의 활화산 에트나의 토착품종인 까리깐떼로 만들어지는 에트나 비앙코와 훌륭한 마리아쥬를 보인다. 에트나 화산의 활동으로 화산재 토양이 까리깐떼에 상당히 유니크한 캐릭터를 입혀주는데, 근사한 미네랄리티와 바다의 강한 바람이 주는 짭쪼름한 맛, 화산재 특유의 향신료 뉘앙스가 주는 은은한 페퍼리함과 좋은 산미는 강한 치미추리의 향에 절대 밀리지 않으면서도 좋은 밸런스를 준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품종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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