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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May 23. 2024

기묘한 레시피 ep.049 & 와인 페어링

기묘한 핫 샌드위치

나는 샌드위치를 참 좋아한다.

혼자 먹을 때는 원 플레이트로 나오는 요리를 선호하고, 샐러드가 되었든 김치가 되었든 채소류가 곁들여져야 하고, 거의 늘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 간단해야 하니 그렇게 따지면 샌드위치는 내게 참 괜찮은 선택지이다. 내가 샌드위치를 좋아하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건 밖에서 사 먹는 일이 없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샌드위치에 햄이 들어있거나, 아삭아삭해야 할 채소들은 거의 숨이 죽어있고, 시판 소스를 과하게 넣어 들쩍지근하거나 간이 센 경우가 많으니 선택을 잘 하지 않는다.


기묘한 바게뜨 샌드위치(#기묘한레시피_ep022)처럼 정말 간단하지만 신선하고 맛있는 샌드위치도 있고, 바게뜨에 기묘한 피넛 버터(#기묘한레시피_ep024)를 바르고 슬라이스 한 사과만 넣어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식빵에 기묘한 사라다(#기묘한레시피_ep029)를 넣은 사라다 샌드위치도 참 좋아하고, 기묘한 타르타르 소스(#기묘한레시피_ep043)를 바른 빵에 기묘한 당근 라페(#기묘한레시피_ep013)를 가득 넣고 치즈 한 장 더한 샌드위치도 참 건강하고, 기묘한 시저 샐러드(#기묘한레시피_ep042)를 잔뜩 넣고 역시 치즈 한 장과 잠봉을 곁들이면 정말 근사한 샌드위치가 탄생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샌드위치 중 탑 3 안에 드는 건 바로 핫 샌드위치인데, 꼭 요즘 같은 간절기에 자주 먹는다. 이상하게 간절기에 탈이 자주 나는데, 이 따뜻하고 맛있는 샌드위치는 날 해치지 않는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누군가와 나누어 먹기도 좋지만, 다 흘리고 먹어야 하는 messy 함을 귀여움으로 봐 줄 만한 사람과 꼭 먹어야 한다. 건강하고, 든든하고, 맛있는 이 샌드위치, 누구랑 드시겠어요? :)


<기묘한 핫 샌드위치>


재료: 빵 (바게뜨, 치아바타, 식빵, 피타브레드 등), 가지, 애호박, 치즈, 기묘한 피넛 버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크러쉬드 페퍼


- 치즈는 생 모짜렐라, 만체고, 라끌렛 치즈 등을 슬라이스해서 쓰면 좋다.

- 혹은 페코리노 로마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등을 갈아서 채소가 아직 뜨거울 때 올려 살짝 녹은 느낌으로 먹어도 좋고, 토치로 살짝 그을려도 좋다.

+ 프라이한 달걀, 살짝 구운 브리치즈, 구운 토마토나 구운 양송이, 새송이버섯, 구운 닭가슴살, 구운 파프리카 등을 더해도 좋다.

+ 마요네즈나 스리라차 등을 더해도 좋다.


1. 빵은 토스트 한다.

- 빵이 눅눅해지지 않게 젓가락을 받쳐 올려 두거나 빵을 서로 기대어 세워 둔다.

2. 가지와 애호박은 빵 사이즈에 맞게, 그리고 두께감 있게 슬라이스한다.

3. 팬에 오일을 두르고 가지와 애호박을 굽는다. 

- 이때 너무 오버쿡하지 않고, 적당한 식감이 살아있도록 굽는다. 채소들이 너무 물러지면 식감도 좋지 않고, 먹을 때 다 흘러내린다.

4. 3에 소금, 후추 간을 한다.

5. 치즈는 두께감 있게 슬라이스하여 팬에 살짝 구워 녹인다.

- 너무 구우면 다 녹는다. 적당히 열을 가하는 정도로 굽는다.

- 토치가 있다면 토치로 열을 가한다.

6. 1의 빵 한 면에 피넛버터를 바른다.

7. 그 위에 애호박, 가지, 치즈 순으로 쌓는다.

8. 크러쉬드 페퍼를 더한다.

9. 그대로 오픈 샌드위치로 즐기거나 빵 한 쪽을 더하여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기묘한 와인 페어링: 각각의 재료들의 향과 맛, 식감이 모두 살아있는 기묘한 핫 샌드위치는 별다른 드레싱을 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과 거기에 더해지는 치즈, 달걀 등의 부재료에 따라 그 맛이 무척이나 달라진다. 그 부재료가 무엇이든지 남아공의 샤르도네라면 모두를 어우르는 마리아쥬를 보여줄 것이다. 치즈를 토치로 그을린 뒤에 핫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오크향, 복숭아, 바나나, 시트러스가 좋은 밸런스를 이루는 남아공 샤도를 마시면 세상이 아름다워짐을 느낄 것이다. 남아공은 가격 대비 좋은 퀄리티의 와인들을 많이 보유한 나라이다. 와인이 궁금하기 시작했거나 시중의 와인들이 지겹기 시작했다면 몹시 괜찮은 선택지이다. 도전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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