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4

by 류류류


어젯밤엔 어찌나 피곤했던지 바로 골아떨어졌다.

오늘 아침에 여유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통역 요청이 와서 다녀오니 벌써 10시가 다되어 간다.

요즘 회사에 나와서 이렇게 정리하고 처리해 나가는 게 꽤 괜찮은 기분이다.

꿈을 계속 꾸는데 그 사람이 연락이 안 와서 섭섭한 느낌의 꿈을 꾼다.

참 웃긴다.

이제는 연락을 하지 않는 것에 꽤 익숙해진 것 같다.


그냥 이렇게 혼자.

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하며 가만히 가만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노력하지 않고 그냥 나에게 잘해주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10시간씩 잔다고 했다.

왜 잠이 오는 욕구를 억제해야 하냐며.


장애인 아들까지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때까지 나도 사회에서 부여하는 ‘빨리빨리’와(특히 한국) 늘 바빠야 한다는

외부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내 페이스에 맞고, 내 몸과 영혼에 맞는 일상을 살아가고 싶다.


어제는 9시간 넘게? 10시간 가까이 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컨디션도 좋은 것 같다.

지금부터 파괴적이지 않은 내 진정한 욕구를 존중해서 지낼 거다.

그러다 보면 나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되겠지.


어제 읽었던 책에서 나의 위치를 잘 아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웠다.

신선한 컨셉이였다. 내가 모르고 있어서 그랬겠지.

내 모습 중에 거기서 묘사하는 겁쟁이에, 자기중심적인 부분들이 보여 뜨악했다.

오늘도 그 책을 읽으면서 퇴근하는 시간이 좀 기다려진다.

통근 버스에서 책을 읽는 것에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제는 통근버스에 올라타면 자동으로 책을 펴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어제 내 옆자리 앉았던 책임님한테 감정조절이 어렵고,

많은 부정적인 생각에 갇힌 적이 많다고 털어놓았더니,

아침에 도움이 될만한 동영상 정보를 보내주셨다.

도움을 요청하면 이렇게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나를 닫아 갇히게 한 것 같아 또 마음이 부끄러웠다.


빈 틈이 많으니 그런 것들을 좀 보이면서 타인에게 도움도 잘 받고 하면서 지내면 좋을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적기 시작해서 그런지 요즘엔 한 페이지 글을 쓰는 것도 수월하게 느껴진다.

내가 만족스러움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서서히 남에게 더 잘하는 내가 될 수 있도록 하자.


타인에게 사랑을 주는 것만큼 또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아 이건 솔직히 확실히 는 모르겠다.

다만 타인에게 사랑을 주는 게 나를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인 것은 알기에.

회사생활은 힘들고 불편하다는 게 기본설정인데,

생각해 보니 왜 굳이 그래야만 하나 싶다.

현재 위치가 그런 면에서는 꽤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 맞게 편하게 진행해보려고 한다.


물론 해야 하는 보고나 거기에서 나오는 왔다 갔다 하는 피드백이 있겠지만,

그건 그냥 귀찮은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먹고 진행해보려고 한다.

내 나름 굳어진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장점들을 최대한 끌어내서 나한테 잘 맞게 게임을 하고,

단점들은 조금씩 줄여나가자.


예고 없이 한 번씩 그 사람이 그립다.

방금의 경우에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데 멍해지며 허해지며 우리가 전에 돌아다녔던 거리들과 일들,

서로를 바라보며 지었던 석양 아래 미소들을 생각하며 목이 촉촉해지고 속이 울렁거린다.

참 진했던 관계였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낌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나에게 전달시켜 줬던 사람.

그에 비해 나는 부족했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그런 나를 그냥 그대로 인정하자. 과거의 과오와 그를 저질렀던 나를 인정하자.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을 두려워하지 말자.

끝내려고 하면 언제든 끝내질 수 있는 인생 아니던가.

지금에 집중하자.

지금의 내 모습과 내 결정과 내 행동에.


그러나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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