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월요일이다.
10년도 넘게 반복해 온 출근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달라진 게 있다면, 이러한 일상에서 어느 정도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쉬고 놀고 하면 좋다가도,
막판에 서울로 복귀할 때 '아 그래도 이제 내 일상으로 돌아가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느끼는
묘한 편안함이 있다.
내 삶이 급변할 때는 특히 이런 정형화된 일정이 주는 안정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난 어릴 적에는 내가 무척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 사람들도 그랬고, 그래서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하고,
한 회사에서 10년 넘게 재직을 한 것을 들으면 나보다도 나를 알던 주위의 사람들이 더 놀란다.
10년 동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까.
물론.
그만두고 훨훨 세계여행을 가려고 티켓팅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지만,
지금 나는 여기에서 근무하고 있다.
후회는 없다. 출근을 반복하기로 선택한 건 나니까.
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정감을 중시하는 사람인가 보다.
보통 8시 반에서 9시 사이에 출근한다.
그에 맞춰서 겨우겨우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한다.
오전은 이것저것 하다 보면 금세 점심시간이다.
엘리베이터가 번잡해지기 전에 운동 가방을 들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점심시간에 운동하고, 돌아올 때 점심을 사 오거나, 빨리 먹고 온다.
오후엔 커피를 한잔 내리고 업무를 본다.
자리에 앉아서 약간은 지루하게, 그러면서도 아주 익숙한 느낌으로.
그러다 칼퇴하라는 종이 울린다.
또 퇴근한다.
월/수는 저녁에 러닝을, 화/목은 필라테스를.
금요일엔 보통 약속을 잡거나, 나 홀로 맛있는 걸 해 먹는다.
그렇게 기다렸던 주말이 오고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 걸 미리 아쉬워하고,
감지덕지 행복해하며 짧은 주말을 만끽한다.
주중에 하지 못했던 일이나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이런 내 반복되는 일상이 편안해져서 새로운 누굴 여기에 끼워줄 공간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조정할 열정이 없는 것일 수도.
그렇게 내 일상은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