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자동차 공업사를 찾았다. 일주일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정비사님이, 다행히 잘못된 전기회로를 빨리 찾아 차 수리가 일찍 끝났다. 직원들이 보이지 않아 소파에 앉아 정글에 법칙을 오랜만에 봤다. 정비사님이 들어오고, 비용을 지불하고 차 키를 받아 집으로 왔다.
우선 설거지를 끝내고 늘어진 물건을 대충 치우고 식탁에 앉아, 서류를 떠들어보는데 집중이 안 된다.
5시가 안 됐다. 두부가 오기 전에 눈을 조금이라도 붙여야겠다.
이불을 깔고 누웠다.
동생 두부가 집에 온 것 같다. 내가 뭐라고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2023년 11월 29일
눈을 떴다.
조금밖에 못 잤나 싶어 핸드폰을 켜고 시간을 봤다.
세상에 나, 15시간이나 잤다.
6시간 아니 많이 자면 8시간 정도 자는 내가 15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잤다.
일단 화장실이 급했다.
서둘러 수업일지를 작성했다.
오늘 해야 하는 수업 정리하고 알람을 맞추고 다시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1시, 알람이 울린다.
이불에서 밍기적거리다 부랴부랴 학교에 갈 준비를 했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의 수업은 순조로웠다. 텃밭에서 따온 채소들을 이용해 유부, 만두전골을 만들었다.
그전 수업에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모셔둔 라자냐도 꺼내 데워 먹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했고, 교장 선생님과 인사하고, 아이들과 장학증서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집에 돌아오니 또 졸리기 시작한다.
동생을 기다려야 하는데...
몸을 데우려 이불에 들어갔다.
두부가 조용한 발걸음에 길동이 이야기를 전했던 것 같은데.
2023년 11월 30일
알람 소리도 듣지 못하고 잤다.
밥은 먹고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또 잤다.
동생이 올 시간이다.
어제 만들어 온 유부, 만두전골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졸린다.
두부가 들어왔다.
“두부야, 맥주 사 올래?”
“응. 그런데 언니 괜찮아?”
“난 괜찮아. 할 일은 쌓였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두부가 맥주를 사서 들어오고, 전골을 식탁에 올리고 앉아 동생을 바라보았다.
“나 너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매일 봤잖아?”
“기억이 안 나. 어렴풋이 너에게 뭐라고 말한 거 빼고는. 꿈같아,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니었나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