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못해도 공감

1.5평 방구석 식덕 생활

by 지니


미국 브루클린에 사는 식물 유튜버, 서머 레인 오크스(Summer Rayne Oakes)가 영국 런던으로 날아갔다. Jamie Song의 하우스 플랜트를 영상으로 담기 위해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식물을 좋아하고, 식물을 집 안에서 키운다는 것이다. Jamie 하우스의 플랜트들은 정말 '고(ㄹ)저스'했다.


두 사람은 영상 속에서 식물 수다를 나누고, 나는 영상 밖에서 수다를 구경한다. 둘은 당연하게 유창한 영어로 신나게 떠들고 나는 당연하게 그들의 말을 99%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그들의 눈빛과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손짓과 말의 높낮이와 말의 속도로 그들의 대화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정확히 동시에 그들과 같이 웃는다. 들리는 말 1%는 식물의 이름이다. 라틴어로 된 긴 식물 학명을 정확히 기억하고 발음하는 데는 우리 모두가 서툴렀다. 서투름도 공감되면 창피하지 않다. 집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데 가장 큰 애로 사항은 햇빛이다. 도시에서는 남향집이라고 딱히 낫지도 않다. 빌딩에 막히고 다닥다닥 붙은 옆집에 막히고, 반지하 혹은 지하에 거주한다면 말할 필요도 없다. 부족한 햇빛 얘기를 할 땐(하는 것 같을 땐) 동시에 동의한다는 고갯짓을 했다. Jamie 씨가 거울 반사로 빛을 조금 더 얻는 아이디어를 말할 땐(하는 것 같을 땐) 우리 모두 '아~~'하며 손뼉을 쳤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서 말로 하면 너무 납작해져 버려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그러나 그게 뭔지 알겠는 것, 나는 공감이라는 말의 뜻을 오늘 처음으로 체감한 듯하다.



** Jamie 씨의 집에 소생 가능성이 아주 낮은 나의 필레아 페페와 달리 자유롭고 풍성하게 자란 필레아 페페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한 3년 키웠다고 했다(한 것 같다). 나의 필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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