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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한 Oct 28. 2020

#11. 자신의 그림 선호 스타일을 확실히 아는 법!

 수채화 그리기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수채화만을 그리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펜 드로잉은 여전히 저에게 고향과도 같은 영역이었고, 수채화가 조금이라도 또 새침해지면 저 또한 실망하며 펜을 잡았죠. 아직까지 수채화는 제게 참 멀지만 가까이하고 싶은 당신이었습니다. 갈 길이 멀었죠. 그렇다고 펜이 마음에 드는 수준만큼 실력이 향상된 것도 아니었기에 둘 모두를 신경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펜이 확실히 수채화보다는 편했습니다. 당시 저의 그림 생활에는 패턴이 있었는데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펜이나 펜 & 워시(펜 + 수채)로 얼마간 그리다가 좀 더 면 중심의 수채화에 도전하고 -> 바로 실망하고 -> 다시 펜 혹은 펜 & 워시로 얼마간 그리다가 좀 더 면 중심의 수채화에 다시! 도전하고 -> 바로 실망하고 -> 다시... 반복이었죠. 밑의 스케치북의 여정에서 이런 모습들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8번째 스케치북 그림들 - 2018.08.17~10.10]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것과 별도로 당시는 몰랐지만 후에 제게 정말 도움이 되었던 그림 관련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 방법이 자신의 선호 스타일을 아는 가장 중요한 '키(key)'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그림 모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그다음에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그리는지를 궁금해서 닥치는 대로 그림을 모으게 되었는데요. 저의 경우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핀터레스트(pinterest)' 소셜 플랫폼(platform)을 활용하였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그림을 올리기 시작하면 그림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팔로우를 하게 됩니다. 그럼 저도 그분의 계정에 가보고 그림을 그리시면 팔로우를 하곤 하죠. 댓글들을 통해서도 그림 관련 관계들이 쌓여가고 인스타그램은 그러한 저의 활동들을 인지하고 다른 그림 관련 계정들을 추천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그림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런 그림 마음에 드는 그림은 보관하기를 해서 그림들만 따로 수가 있습니다. 그림 모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는데요. 이미지 관련 검색활발한 다른 소셜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에서도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핀'하여 저장하는 경우 제가 선택한 그림과 비슷한 이미지들을 추천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그림 라이브러리들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렇게 그림을 모은 양이 많아지면서 두 플랫폼을 통해 알게 된 아티스트들의 그림들을 또 검색해서 더 많은 그림들을 접하게 되고 그렇게 그림 모으기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과 그렇지 않은 스타일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도 그림들을 계속 모으고 있기에 이미 수천 장의 그림들을 봐오고 있지만 제 경험상 100장을 모으는 정도로 자신의 선호 스타일을 충분히 아실 수 있습니다. 사실 선호도가 확실하신 분들은 더 적은 양으로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정말 다른 스타일을 비슷한 비율로 좋아하시는 경우가 있으세요. 그런 분들도 100장의 양이면 충분하게 좀 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다양한 공통점을 아실 수 있습니다. 100장을 단 기간에 모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이미지 검색이 매우 유용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100장의 그림을 모으십시오. 
그러면 자신이 선호하는 그림 스타일을 알게 됩니다.


 그림을 무턱대고 모으셔도 됩니다만 선호도를 알기 위한 그림을 모으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이 '참조를 하기 위한'그림이면 안됩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도 미래에 도전해보기 위해서 그림을 모으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를 선호도를 위한 그림을 모을 때 함께 모아 놓으면 나중에 혼선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그림을 모으다 보면 그런 그림들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선적으로 제가 권하는 것은 두 폴더를 만 드는 것입니다. 첫 째는 '마음에 드는 그림'폴더입니다. 그리고 '참조하고 싶은 그림'폴더를 추가로 만드십시오. 이 두 폴더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참조하고 싶은 그림이 마음에 드는 그림 폴더에 잘못 들어가는 상황은 없을 거예요. 두 번째는 모으는 겁니다. 이때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재료 불문! 스타일 불문! 주제 불문! 하고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싶으면 무조건 모으시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100장이 하루 만에 채워지시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림을 모으실 때 구글 서치 엔진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전 세계적인 검색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painting으로 검색을 해보세요. 한국어로 검색하기보다 영어로 검색할 경우 검색되는 양이 훨씬 많습니다. 이미 그 한 번의 검색으로 볼거리, 모을 거리가 무궁무진하실 거예요. 한 이미지를 클릭하면 연관된 이미지를 보실 수도 있고 상단에 보면 그림 관련 주제별로 카테고리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마음껏 즐겨 보시길요.

[2020.10.27일 자 구글 'painting' 검색 결과 화면]


 그림을 다 모은 이후엔 세부적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기준은 바로 위에 힌트가 있습니다. 바로 '재료', '스타일', '주제'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제'의 경우는 '재료'와 '스타일'을 먼저 파악 후 느긋하게 생각해보셔도 좋습니다. 주제 부분은 어쩌면 그림을 그리는 평생 동안 고민해봐야 할 장기간의 항목입니다. 그러나 재료와 스타일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료는 어떤 재료로 그림을 그렸는가입니다. 연필, 펜, 펜 & 워시, 수채화, 아크릴, 유화, 먹, 디지털 드로잉 등 다양한 재료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재료들 중에서 특별히 더 많이 선택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꼭 한 가지 재료로 통일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100장의 그림에서 유화와 수채화 그림들의 비율이 비슷하다면 이제 두 가지 재료들에 대한 선호도를 알았으니 둘 모두 직접 재료들을 접해보고 이들로 그림을 그려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재료보다도 정말 중요한, 선호도를 파악하는 것의 핵심 목적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타일'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일은 개성 있는 라인의 스타일, 채색의 스타일 등 작업에의 스타일이 아닌 그림이 향하고 있는 '방향성의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는 두 가지 큰 줄기가 있고 거기서 각각 파생되는 스타일들이 있습니다. 두 가지 가장 큰 방향성은 바로 '오브젝트 중심' 스타일과 '빛과 어두움 중심' 스타일입니다. 이 둘은 모두 멋진 스타일로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세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두 스타일은 매우 달라 궁극적으로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림 모으기의 핵심은 사실 본인의 선호 방향성이 이 둘 중 어느 스타일에 해당되는가를 아는 것에 있습니다. 그림 100장 모으기에 대해 다시 정리해봅니다.


1. '마음에 드는 그림', '참조하고 싶은 그림' 두 폴더를 만드세요.

2. 재료 불문, 스타일 불문, 주제 불문하고 마음에 드는 모든 그림을 100장 '마음에 드는 그림'폴더에 모으십시오. 구글 영문 검색을 추천드립니다. 혹은 소셜 플랫폼 검색을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3. 모은 그림을 몇 번이고 살펴보며 '선호 재료'와 '선호 방향성의 스타일'을 체크합니다.


 아마 이 단계들 중 '선호 방향성의 스타일 - 오브젝트 중심 스타일과 빛과 어두움 중심 스타일'에 대해 의문이 드실 것입니다. 이에 대해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지금 당장 100장 모으기를 하시고 싶으신 경우는 우선 1~2번까지를 진행해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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