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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한 Nov 06. 2020

#16. 우리는 '그림 감독'이 되어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우리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게 됩니다. 사전 계획은 그림에서도 참 중요합니다. 계획하는 시간을 통해 그림에서 중요한 주제가 무엇인지를 설정하고 그림이 나아가는 방향성과 어떻게 그릴 지를 결정 할 수 있습니다. 흔히 계획 없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은 '원본을 그대로 그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원본을 그대로 카피하지 마십시오.


 특히 사진을 참조하여 그림을 그리는 경우 그럴 경우가 많은데요. 원본을 그대로 카피하지 않는 것은 풍경이건, 인물이건, 정물이건 실제의 장소에서 실물을 보고 그릴 때는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우리의 눈은 모든 것을 동시에 정확하게 보기가 어렵기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자연스럽게 초점을 맞춥니다. 이러한 부분이 그림에도 나타나게 되고요. 그러나 사진의 경우는 다릅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초점과 심도를 조절하여 찍은 사진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모든 것이 클리어하게 담긴 풍경 사진일 경우 근경도 원경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모두 매우 명확! 하게 담기기에 계획 없이 그리기 시작하면 자칫 모든 장면에 불필요하게 세밀한 묘사를 할 수 있습니다.

[몬트리올 다운타운 - 특별히 조정하지 않는 경우 풍경 사진에는 근경과 원경에 이르까지 인물 하나하나, 건물의 창문 하나하나가 모두 세밀하게 담김]

 

 마이클 솔로브예브 선생님은 항상 그림 그리는 사람은 '그림 감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를 하셨는데요. 영화감독처럼 그림 감독으로서 주의 깊게 다음의 가지를 고려하여 장면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1. 주인공과 배경

2. 조명의 위치와 특징

3. 카메라의 구도와 위치


 각각의 요소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주인공과 배경


 그림을 그릴 때 시선이 집중되는 '포컬 포인트(focal point)'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아티스트분들이 강조를 하시는데 쉽게 이야기해서 '주인공이 주인공답게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쉬울 거 같습니다. 주인공과, 엑스트라. 주인공과 배경은 분명히 집중도에 있어서 차이가 나야 합니다. 위의 몬트리올 다운타운 사진 중 제가 주인공 그룹으로 본 것은 행인들입니다. 주인공 그룹에 집중하여 좀 극단적으로 표현을 해봤는데요. 일부 행인들 외에는 모두 엑스트라 및 배경으로 여기고 과감하게 단순화하였고 카메라의 위치 또한 원본보다 줌 인(zoom in) 혹은 크롭(crop)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강조하였습니다. 신호등의 경우 영화감독의 의도대로 소품의 위치를 바꾸듯이 본래의 위치에서 좀 더 좌측 앞의 위치로 변경하였습니다.


 밑의 그림 또한 행인들이 주인공 그룹이지만 이 그룹 안에 저 멀리 다운타운의 빌딩들도 포함하였는데요. 보통 원경은 각종 대비를 약하게 해서 집중도를 떨어뜨려 멀리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주는 것과 정 반대로 의도적으로 대비를 높이고 컬러도 강하게 해서 주인공 그룹에 포함된 다운타운의 빌딩들을 강조했습니다.


 주인공을 주인공답게 표현하지 않으면 모두가 주인공이 되거나 아무도 주인공이 되지 않는 참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림의 경우 이렇게 되면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무엇을 봐야 하는 지를 명확히 알기 힘들게 되는데요. 이처럼 주인공 혹은 주인공 그룹을 살리고 나머지는 엑스트라로, 배경으로 활용하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존재로서 집중도와 대비를 달리하는 것은 장면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2. 조명의 위치와 특징


 '빛과 어두움을 표현함으로 오브젝트들을 드러내 준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빛과 어두움은 그림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화감독이 장면에 따라 조명이 어떤지도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것처럼 그림을 그릴 때도 빛에 대하여 주요한 부분들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빛에 대하여 상세히 알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 이해하고 있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들만 계획단계에서 점검해도 그림을 그릴 때 생기기 쉬운 빛에 대한 많은 오류들을 사전에 막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실외의 자연광 기준으로, 기본이 되는 두 가지 날씨 '맑은 날'과 '흐린 날'의 빛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맑은 날 실외의 자연광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아침 : 주 광원인 태양의 위치가 낮고(땅에 있는 사람 기준), 빛은 따뜻한 색을 띤다.

정오 : 태양의 위치가 가장 높고 빛은 가장 차가운 색이다.

저녁 : 아침과 유사. 태양의 위치가 낮고 빛은 따뜻한 색을 띤다.


 이때 그림자는 태양 위치가 낮은 아침에는 길고, 점점 짧아지다가 정오에는 가장 짧습니다. 정오를 기점으로 하여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게 되다가 저녁에는 아침과 같은 형태(그러나 방향은 반대)가 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일 경우 직접광인 태양빛을 받아 생기는 그림자의 경계는 매우 뚜렷합니다. 그리고 주 광원인 태양과 함께 매우 큰 크기의 보조 광원이 있는데 바로 하늘의 확산광입니다. 이는 태양보다는 약하지만 그늘에 있는 사물을 충분히 알아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밝습니다. 만약 하늘빛이 없으면 태양광이 닿지 않는 그늘의 오브젝트들은 일부 반사광을 받는 부분을 제외하면 분간이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 표로 만들어 봤습니다.


 흐린 날의 경우 직접광인 태양빛이 구름에 의해 차단, 확산되어 전반적으로 하얀 확산광이 가득하게 됩니다. 이때 주 광원은 하늘입니다. 따뜻하고 차가운 색온도가 시간에 따라 느껴지지 않고 밝기 변화만 느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림자도 산란된 빛을 받게 되어 뚜렷하지 않고 태양의 위치에 따른 그림자의 길이 변화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구름 층이 얇아 태양빛을 어느 정도 받는 경우는 맑은 날의 특징도 나타남)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내의 경우는 실외의 자연광 상황과는 좀 다릅니다. 우선 주 광원이 없이 다양한 조명들이 광원들이 될 것이고요. 조명 종류에 따라 맑은 날의 태양처럼 직접 광도, 흐린 날의 하늘빛처럼 확산 광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의 하늘처럼 거대한 자연적인 확산광이 있기는 힘들지만 창을 통해 태양이나 하늘빛이 들어오는 경우 실내의 조명보다 이에 더 영향을 받습니다. 때론 인공조명 없이 창을 통해 들어온 빛 만으로 실내를 충분히 밝힐 수도 있습니다. 빛의 색온도는 조명의 종류에 따라 인위적으로 조정됩니다. 조명의 위치(특히 높이), 조명의 수량에 따라 그림자가 복잡하게 나타납니다.


 야간의 경우에도 달과 별 등의 광원들과, 하늘의 확산광이 영향을 주지만 가까이 있는 인공적인 조명의 세기가 보통 더 강하기에 이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흐린 날이라면 지상의 조명 빛이 구름에 확산되어 맑은 날보다 하늘빛이 더 밝아지기도 합니다.


 이들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상황은 어떻게 보일까요? 실내의 조명이 아닌 실외에서 풍경을 그릴 때의 경우로 생각해보겠습니다.


1. 그림자가 정말 길고 뚜렷한데 전체적인 빛의 색이 푸르며 차갑다.

2. 그림자가 거의 희미하고 방향성이 없는데 그림 전체의 빛이 석양처럼 붉은색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조명을 디자인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의도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표현을 한다면 이미 수많은 조명을 경험적으로 접해오고 있는 사람들은 대번에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연스럽지가 않은 거예요. 위에 언급한 부분은 그림 그릴 때 필수적으로 적용하면 좋을, 바꿔 말해 적용하지 않으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입니다. 빛에 대하여 좀 더 상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와 관련된 전문 서적들도 참조 해보시면 좋을 거 같고요. '리처드 요트(Richard Yot)'님의 저서 'Light. 미술가를 위한 빛의 이해와 활용 (비즈앤비즈)'도 추천드립니다.



3. 카메라의 구도와 위치


 주인공도 정해졌고 장면의 상황에 맞는 조명도 정해졌는데 정작 주인공 반쪽만 모서리에 걸쳐 찍는다면 좀 이상하겠죠? 좋은 구도는 프레임 안에 표현하는 그림에도 참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좋은 구도는 9 분할 구도입니다. 화면을 가로 세로 각각 3 분할을 하고 이를 구도의 가이드로 삼는 것인데요. 분선들 위에 주요 배경의 포인트를 두고, 분선들의 접점에 주인공들을 배치하는 식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구도와 함께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카메라 렌즈의 초점 위치와 이로 인한 투시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를 그림 언어로 바꾸면 눈높이 초점 중심으로 투시가 생성된다는 표현으로 바꿀 수 있겠습니다. 눈높이는 그림을 그리는데, 특히 풍경을 그리는 데 있어서 놓쳐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똑바로 서서 고개를 정면으로 한 후 사각 프레임을 눈 앞에 두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마치 아래와 같은 모습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프레임을 통해 사물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여기서 눈을 가로지르는 레드 라인이 눈높이 라인입니다. 중앙의 원은 우리가 바라보는 초점입니다. 초점과 수직으로 그어진 라인은 우리가 실제로 위치하고 있는 위치 라인입니다. 그런데 잘 보시면 우리가 익히 아시는 1점 투시의 모습과 같죠?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가 실제로 사물을 바라보는 투시는 바로 1점 투시인 것입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눈높이 라인은 우리가 아무리 고개를 돌리거나 눈동자만 움직인다고 해도 우리가 실제로 무릎을 굽히거나 앉거나 하여 눈높이를 변경하지 않는 한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레드로 따로 분리하여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블루 라인들과 초점의 경우 고개를 위아래로 돌리거나 할 때 시선 방향과 함께 움직이기에 위치가 변하게 됩니다. 고개를 아래로 숙여 땅을 바라보게 되면 눈높이 라인은 시선 프레임 화면 상에서 올라가게 됩니다.(실제로는 동일한 위치이고 화면 상에서만 올라감)

[고개나 눈동자를 내리면 눈높이는 화면 상에서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 눈높이는 화면 상에서 내려감]


 시선과 눈높이를 달리하며 그림 그리기에 마음에 드는 장면을 찾다 보면 딱 '여기다.'라고 하는 장면을 찾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럼 모든 세팅이 고정이 되겠죠? 이렇게 눈높이와 시선이 고정된 세팅, 이들을 중심으로 생기는 1점 투시를 '눈높이 투시'라고 이름 붙여보겠습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 또한 우리의 눈높이에 따라 눈높이 라인이 생기고 카메라의 각도와 바라보는 방향 즉 시선에 따른 투시가 생깁니다. 이를 처음의 몬트리올 다운 타운 사진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보니 위에서 약간 아래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었군요. 제 눈높이는 레드라인쯤에 있을 것입니다. 눈높이 라인은 항상 눈높이에! 크롭하지 않은 이상 위치 라인과 초점은 항상 중앙에! 이는 실제 풍경 안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이처럼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이드들인데요. 편집된 이미지를 사용할 때는 때로 큰 혼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바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은 위 사진의 일부분만을 과도하게 크롭 하여 본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진들은 작가의 어떤 의도에 따라 이런 식으로 크롭하여 주제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러 가이드라인들을 지우지 않고 남겨봤는데요. 이 사진 어디에도 눈높이 라인을 비롯한 주요 가이드들을 확인할 수 없죠? 실제로 중요한 가이드들이 모두 이미지밖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물론 이 주요 가이드들은 건물들에 투시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건물의 가로방향 라인들을 연결해보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이해가 없이 그냥 그림을 그리게 되면 숙달되지 않은 경우 그림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그리기가 쉬운 거예요. 대혼돈의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가이드가 틀렸기에 그림 안의 주요 투시들도 틀리기 쉬운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런 틀린 가이드를 갖게 되는 이유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자연스럽게 보는 방법이 밑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그렸는데 실상으로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계획 시에 카메라의 구도를 생각해보고 특히 가이드가 될 수 있는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크롭이나 편집이 되었더라도 어디에 주요 가이드라인이 있는지를 확실히 알면 헤매지 않게 됩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는 것이죠. 1점, 2점, 3점 투시로 그림 안의 한 건물을 멋지게 표현을 해도 고정된 '눈높이 투시'에 따른 전체 라인들이 통일되지 않는다면 (제도적인 정확함은 아니라도 주요 투시의 방향성이 같아야 함) 부자연스러운 투시가 될 수밖에 없고, 3D 환경에 매우 익숙한 우리들은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어딘가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을 정하게 되었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눈높이 투시를 확정한 이후는 이를 변경해서는 안됩니다. 눈높이 투시는 실제의 환경에서 그림을 그릴 때도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위에서는 편집된 이미지로 그릴 때 범하기 쉬운 실수를 이야기했죠? 이제 실제의 환경에서 그릴 때 범하기 쉬운 실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바로 관찰에 의해 눈높이 투시를 임의대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상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눈높이 투시에 맞춰 정면의 오브젝트들을 열심히 그렸습니다. 그리고 좌측의 건물의 어느 장면을 그리기 위해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서 관찰하는데 빌딩의 투시를 정확히 하기 위해 연필로 기울기를 재고 종이에 옮깁니다. 이렇게 할 경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실 거예요. 왜냐하면 그렇게 잰 기울기가 눈높이 투시와 맞지 않거든요. 이상하게 여겨집니다. 분명 기울기를 정확히 관찰해서 쟀고 이를 바른 방법으로 종이에 옮겼는데? 다시 정확히 재봐도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찰한 정확한 기울기를 적용하고 눈높이 투시를 무시해버렸습니다. 정확히 관찰했으니까요.


 위의 상황은 어반 스케치를 하시는 경우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정확히 잰 기울기와 처음에 설정한 눈높이 투시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요? 정답은 눈높이 투시입니다. 우리가 고개를 돌려 건물을 바라보는 순간 시선에 의한 투시는 눈높이 투시와 달라지게 됩니다. 쉽게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진 것입니다. 달라진 각도에서 잰 새로운 기울기는 고개를 조금만 돌렸기에 비슷한 기울기처럼 보일지라도 내가 그리고자 했던 장면의 계획된 기울기가 아닙니다.


그림을 위한 눈높이 투시를 찾고 정하십시오.
그리고 그리는 순간부터는 절대로! 변경하지 마십시오.

 눈높이 투시를 찾은 이후에는 이를 가이드 삼아 그리면 됩니다. 이를 적용하는 것은 눈높이 투시를 찾고 고정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이 부분까지 이 글에서 설명하긴 너무 길 것 같아서 이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한 가지만 더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눈높이 투시를 확정한 후 구도적으로도 좋을지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밑의 사진의 눈높이 투시는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모든 레드 부분이 눈높이 투시가 됩니다. 모든 블루 컬러는 시선을 의미합니다. 건물의 각도를 봤을 때 눈높이 라인은 좀 더 위에, 제가 실제로 걷고 있는 위치 라인은 좀 더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걸으면서 카메라를 약간 왼쪽 아래로 틀어 찍은 것이죠. 실제 그림에서의 모든 투시는 레드의 눈높이 투시에 맞춰 그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 좋은 구도로 그리는 걸까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위에 설명한 9 분할 구도에서는 많이 벗어난 것 같습니다. 만약 9 분할 구도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되면 좋았을 것입니다.

 주인공 그룹으로 행인들을 표현하면서 와이드한 거리 풍경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구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릴 영역들의 상당 부분의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림을 위한 사진을 찍으실 때는 충분히 와이드한 장면을 담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눈높이 투시를 정하고 마음에 드는 구도로 그림을 그릴 때 편집하기가 용이합니다. 잘라낼 수는 있어도 반대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한 좋은 사진들을 찾으려 할 때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발견하기 힘든 이유 중 한 가지이기도 합니다.


 그림 감독이 되십시오. 감독으로서 사전에 주인공들을 정하고, 장면에 자연스러운 조명을 계획하고, 적절한 카메라를 세팅하십시오. 그래서 원본을 카피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디자인한 장면을 그리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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