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을 찾은 이유의 반 이상은 마당 때문이었다. 흙을 밟으며 살고 싶었다.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집의 마당은 넓지 않았다. 잡다한 초목과 조악한 분수터를 빼면 이불 한 폭 펼쳐 널 수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세도 비싸지 않았다. 단독주택이 지금처럼 유행하기 전이었다. 집주인이 가진 집은 여러 채였다. 이 집은 오래되어 손이 많이 가고 덩어리도 커서 골치인 모양이었다. '젊은 사람이 괜찮겠어?' 집주인은 맘이 안 놓이는 모양이었지만 집이 비어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계약을 하고 짐을 옮겼다. 막상 지내보니 아파트와 달리 이해할 수 없는 공간이 많았다. '이 창은 왜 여기 있는 거지?', '화장실에 왜 남자 변기가 있는 거지?', '여기 왜 기둥이 있지?' 그럴수록 창의적으로 가구를 배치하고 방법을 찾았다. 재밌었다.
거실에서 내다보면 계절이 보이고 숨통이 트였다. 볕이 시간마다 다르게 구석구석을 비췄다. 음악을 맘껏 틀어도, 방방 뛰며 운동을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다. 아파트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물론 신경 쓸 것은 많았다. 눈이 오면 쓸고, 잡초가 무성해지면 뽑았다. 배수구에 낙엽이 끼었는지 살폈다. 방심한 사이 큰 비라도 오면 빗물이 어디로 넘칠지 몰랐다. 남들은 힘들겠다고 걱정했지만 나는 재미있었다.
변두리 동네도 서울이라고 행정의 손길이 닿았다. 쓰레기도 제때 치워가고 일 년에 한 번, 정화조를 청소하라는 공문도 날아왔다. 수도가 터지면 긴급공사차량이 달려왔다. 인부분들은 고된 작업 뒤에 따로 돈을 받지 않았다. 이미 내가 낸 세금으로 고친 거라고 했다. 그렇게 봄여름가을겨울을 겪자 결심이 섰다.
개를 키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