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좀 키워봤다는 선배에게 결심을 말했다. 선배는 어떤 개를 키우고 싶냐고 물었다.
"진돗개 아니면 풍산개나 삽살개요"
"왜?"
인형처럼 작고 부들부들한 개는 싫었다. 같이 걷다 내 발에 차일까 겁났다. 그렇다고 개를 안고 다니고 싶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개는 동물이다. 반려동물이어도 사람은 집에, 개는 마당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이 예민해서 집안에 같이 살려면 알레르기도 각오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사람이면 한국 개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까지 덧붙이자 급기야 선배는 혀를 찼다.
"아서라. 풍산개나 삽살개는 네 능력 밖이다. 순종을 사고 필요한 것까지 마련하려면 몇 달 월급이 들어갈 거야. 돈만 문제가 아니야. 힘이 좋아서 다 크면 네가 끌려다닐 테니까. 그나마 진돗개는 좀 낫겠지만...
개는 식구야. 한번 들이면 평생 돌봐야 해. 특히 진돗개는 신중하게 생각해라. 그 녀석들은 첫 주인이 유일한 주인이니까. 사람은 결국 자기가 먼저야. 끝까지 배신 안 하는 성정을 누리기만 하고 책임은 안 진다면 그만큼 이기적인 것도 없지. 그 믿음을 책임질 수 있겠어?"
안된다는 선배 말에 대한 오기였을까? 무슨 이유에선지 돌아오는 길에 마음을 굳혔다.
'진돗개를 키워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