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트롱-어떻게 더 강인하게 일어설 수 있는가

브레네 브라운

by 이진희

저자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은 미국 휴스턴 대학의 교수이며 연구자입니다. 그녀의 연구주제는 ‘전심전력(wholeheartedness)'과 그것을 행할 때 방해 혹은 도움이 되는 여러 감정 - 부끄러움(shame), 용기(courage), 진실됨(authenticity), 그리고 취약성(vulnerability)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iCvmsMzlF7o&t=281s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가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성장과 변화의 원천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오롯이 우리자신답게 전심전력으로 살기 위해서는 아래의 것들을 하고, 또 하지 않기를 권하죠.


해야 할 것: 쉬기(rest), 놀기(play), 믿기(trust), 신념(faith), 직관(intuition), 희망(hope), 진실됨(authenticity), 사랑(love), 유대감(belonging), 즐거움(joy), 감사(gratitude), 창의성(creativity)


하지 말아야 할 것: 완벽주의(perfection), 무감각(numb), 확실함(certainty), 지침(exhaustion), 자급자족(self-sufficiency), 가볍게 넘기기(being cool), 나를 끼워 맞춰가는 어울림(fitting in), 판단하기(judgment), 그리고 희소성(scarcity)



어떠세요? 여러분은 어떤 것을 더 많이, 자주 하고 계신가요?

이 책은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상처나 실패 후에 어떻게 강인하게 다시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에세이를 읽듯이 편안하게 읽어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태도나 선택을 돌아보게 되죠. 인상적이었던 구절을 옮겨봅니다.



우리가 넘어지고 실망하고 일을 망치고 상처를 받는 순간 영웅의 여정은 시작된다. 감정적 모험에 대한 각오가 되어 있든 아니든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상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 진실을 알아내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야기 밖에서 얼쩡거리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겠다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p.75)


똑같은 문제에 계속 걸려 넘어지고, 넘어지고 나면 다시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한다. 강인하게 일어서기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지어낸 첫 이야기들에 숨어 있는 함정을 알아차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갇혀버린다. (p.117)


우리가 지어내는 이야기와 진실 사이의 차이, 즉 델타에 경험의 의미와 지혜가 존재한다. 바로 그 델테 속에 우리가 꼭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 진실을 알아낼 의지만 있으면 된다. (p.127)


경계는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열해 놓은 목록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경계의 정의다. (중략)경계를 분명히 정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는 연민이 합쳐지면 우리의 삶이 바뀐다. (p.163)


내가 나 자신을 대접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나를 대접해 준다. 자신의 일이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을 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자존감과 자기애가 있어야 경계를 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p.167)



어떠세요?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문장들이 막연하거나 그저 아름다운 수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장은 더욱 단단하고 견고합니다. 이 책에 언급된 '엉망진창초고(shitty first draft)' 이야기도 흥미롭고요.

여러분은 얼마나 내 감정, 내 몸, 내 생각, 내 믿음, 내 행동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저자는 감정인지를 방해하는 장벽들로 아래와 같은 것을 꼽습니다.

깊이 묻어 두었다가 폭발시키기

분노, 비난, 회피를 이용해 내쫓아 버리기

감각 마비시키기

차곡차곡 쌓아두기

감정 부정하기


'안보면 그만'이라는 표현이 있지요. 단절이나 합리화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상대가 내게 상처를 준 말을 듣고 오히려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거나 내 아픔을 정신승리로 덮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래 구절을 읽고나면 단절에도 기회비용이 있음을, 합리화나 무관심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가시 돋친 말을 들으면 아프다. 남의 아픈 곳을 콕콕 집어내어 수치심을 유발하는 데 능한 사람들이 있다. (중략) 이렇게 몇 번 공격당하고 나면 우리는 쉬운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점점 더 작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작아질수록 공격받을 확률은 낮아지겠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중략) 반대로 남들의 공격에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면서 신경을 끄거나 혹은 신경쓰지 않는 척한다. 이 역시 위험하다. 정말 남의 생각에 신경 쓰지 않으려면 무겁고 불편한 갑옥으로 무장해야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상대의 공격무기도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중략) 남들의 생각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다른 사람이 무슨 생을 하든 신경을 끊어 버리면 남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의 생각에 휘둘리면 자신의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기가 두려워진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정말 내게 도움이 되는 견해를 나눠 줄 사람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중략) 내 결점과 취약함을 '무릅쓰고'가 아니라 그런 점들 '때문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중략) 그러면 나에 대해 악의적인 평을 남긴 머저리의 IP 주소를 찾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나 자신을 다잡을 수 있다.

'그래, 상처를 받긴 했지만 이 사람은 내 리스트에 없잖아'


흔히 혼용되는 동정, 공감, 연민의 개념도 명확하게 구분해 두었습니다. 특히 공감과 연민의 차이에 머물러보세요. 혹시 여러분이 공감이라고 믿는 감정이 연민이나 동정은 아닌지도요.


동정(compassion) : 우리의 공통적인 인간성 안에 있는 빛과 어둠을 인지하여, 괴로워하고 있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애정 어린 친절을 베푸는 것이 동정이다.

공감(empathy) : 동정의 가장 강력한 도구인 공감은 우리가 의미 있고 따뜻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게 해주는 감정적 기술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고 그 이해를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지, 그 사람을 위해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외로움에 공감한다고 해서 나도 꼭 외로울 필요는 없다.

연민(sympathy) : 연민은 유대감 형성의 도구라기보다는 단절의 형태로 나타난다.’안됐다’ 혹은 ‘힘들겠다’라고 말하면서 상대와 안전한 거리를 두는 것이다. 공감이 ‘나도 그래’라고 말하는 거라면, 연민은 ‘나는 안 그래. 하지만 네가 가여워’라는 뜻을 전하는 것이다. 연민은 상대의 수치심을 치유하기보다는 유발할 확률이 높다.


저자가 '비판'에 대해 말한 대목도 인상적입니다. 이 구절을 읽으니 성장과 연결로 이어지는 진정한 비판이 그립고 또 아쉽습니다.

비판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니고 그 뒤에 항상 같은 의도가 숨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비판이란 생각의 폭을 넓히고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기리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정중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순전히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다툼이 아니라, 지식의 구축을 위해 용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인정하고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사교적 대화이다. (중략) 싸구려 비판은 위험하다.
(중략) 어딜 가든 쓸모없는 비판뿐이라면, 신중한 비판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마저 쉽게 잊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건설적이고 유익한 의견과 비평을 어떻게 제시해야 하는지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으며, 무슨 데이터가 들어오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시해 버린다. 우리가 무슨 행동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누구에게도 지적받지 않는 곳에 숨어 버린다. 이 역시 위험하다.


인지부조화나 고정관념의 함정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부족한 데이터는 꾸며낸 이야기로 채우려 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두려움과 차별을 부추기는 고정 관념을 잘 생각해 보면, 대게는 우리가 부족한 지식과 경험으로 지어낸 이야기이거나 역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다른 사람들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고정 관념을 해결하려면 우리의 감정을 인지하고 그 원인을 궁금해하며, 우리가 지어내고 있는 이야기에 솔직해져야 한다.


이 책은 꽤 묵직합니다. 한국의 저자들이 '회복탄력성'이라 명명해서 가볍고 쉽게 펴낸 실용서에 비해 한결 폭넓게 인간의 감정을 조망합니다. 상처와 실패에 발목잡히지 않고, 강인하게 일어서서, 삶을 생동감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한걸음 한걸음 떼고 싶은 당신이라면, 꼭 시간내어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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