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곧, 수면 부족과의 싸움
요즘 저는 하루에 4시간 정도 잡니다. 최소 여덟 시간은 자야 컨디션을 유지하던 제게 이 상황은 가히 재해에요. 육아하는 동안은 어쩔 수 없다더군요. 그래도 힘든 건 힘듭니다. 이유식? 응가 기저귀? 그 어떤 것 보다도 잠을 마음 편히, 충분히 못 자는 게 제일 힘드네요. 잠을 충분히 못 자니까 안 그래도 예민한 제가 더 예민해졌습니다. 공동 양육자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설 연휴에 가까스로 호캉스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6개월 만의 휴가였지요. 그 날, 야심 차게 이런 글(https://brunch.co.kr/@ioi/94)을 남겼습니다. 그리곤 침대에 누워
자야 되는데... 나 정말 피곤해서 잘 잘 수 있는데... 푹 자야 되는데... 얼른 꿀잠 자야 하는데... 푹 자고 체력을 회복해야 하는데... 떡실신해야 하는데... 이런 기회는 다시 없는데... 오늘 아니면 이렇게 잘 수 있는 날이 한동안 안 올 텐데... 숙면을 취해야 하는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겨우 이런 시간을 마련했는데... 푹 자고 내일 아이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은데... 아... 왜 잠이 안 오지? 왜 안 오지?
...하면서 새벽 4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새웠지요. 그 후로 단 한 번도 숙면의 기회는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새벽 5시 반이면 깹니다. 그 후로 최소 1시간 반 정도 공갈 젖꼭지를 물리며 더 재우느라 애씁니다. 몸을 옴짝달싹 못하지만 그렇다고 잘 수는 없어요.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히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 이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도, 글 거리도 모두 그 때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뱃속에 있었을 때 <조충현의 럭키세븐>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했어요. 매일 생방송이라 새벽 6시까지 출근해야 했고, 최소한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이들 아침잠이 없는 건 어느 정도 제 책임도 있겠네요.
밤잠이 부족하면 낮잠이라도 푹 자야 하는데 아이들은 겨우 30분쯤 잡니다. 한 녀석만 있다면 그 녀석만 잘 재우면 되지만 쌍둥이는 차원이 달라요. 그래서 쌍둥이 육아가 힘들다고 하나봅니다. 한 녀석이 운 좋게 잠들었어도 다른 녀석이 또 잠들 거란 보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녀석이 깨면 다른 녀석은 가차 없이 깨지요.
특히 한 녀석은 바닥에 등을 댄 후에 25분이면 어김없이 '으앙~'하고 울며 일어나요. 30분이든 한 시간이든 업어 재워도 자는 시간은 칼같이 25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단위를 만들었습니다. 엄복동 영화의 관객수처럼 ‘1AWJ(아이의 이름 이니셜)’은 25분이지요. 활용 예로 '1AWJ면 설거지 끝낼 수 있겠어' 내지는 '2AWJ만 누워있을게'가 있습니다.
25분 만에 깬 녀석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절 바라봅니다. '엄마, 세상이 궁금해요. 세상을 보여주세요. 놀아주세요~’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칩니다.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25분만에 체력이 완전 충전되는 걸까요?
세 돌 때쯤 되어야 오롯이 개인 시간이 생긴다고 핮니다. 그때까진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요.
잠을 쪼개어 이 글을 남깁니다. 쓰는 데 2AWJ가 필요했습니다. 시간과 정신의 방이 가득 차면, 다시 브런치를 열겠지요. 그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