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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리나 Oct 31. 2021

21.10.31 일

다시 쌀쌀해지려나 바람이 차다.


 일요일 아침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음료도 많이 팔고, 음악도 좋고, 기분도 좋다. 지금 이 기분과 분위기와 에너지를 퇴근 때 까지 가져가야지.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오픈 전 부터 주문이 들어와서 어수선한 느낌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준비가 하나도 안된 상태에서 시작하니 음료든 크로플이든 100% 완벽하지 않은,,, 그런 찜찜한 느낌이 든다. 얼른 정신 차려야지.

 요 며칠 우리 카페 앞에 상가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철거와 수도공사, 샷시, 목공까지 진행되고 있고 이제 시작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런 과정들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듣고하니 예전 생각이 난다. 그래봤자 4개월 전이구나. 야채가게였던 이 곳이 마음에 들었고, 덜컥 계약을 진행했었다. 계약 당일 날 밤,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전이구나.. 이게 사회의 모습이구나.. 그냥 없던 일로하고 돌아갈 수 없구나' 이런 도전들을 할 때마다 약한 생각은 늘 따라다닌다. 그 생각들을 이겨내는게 한단계 성장하고 있다는거겠지?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거라고 다독여주고싶다.


 밖에 앉아 커피머신을 다룬 책을 읽고있다. 읽는다고해서 머신을 자가수리하거나 그런건 아니다. 얕은 지식이라도 알고 있어야 어디가 고장나고 원인을 알 수 있겠지? 그리고 물이 이동하는 통로가 머릿 속에 그려지겠지? 그런 의도로 이 책을 읽고 있다. 읽은 것들이 모두 머릿 속에 남아 있다면 좋으련만, 일주일만 지나도 그 정보들이 다 날아가버린다. 얕게 이것 저것 보는 것도 좋지만 꾸준히... 보자. 방심하지말고.


 어제는 불을 켜고 잠이 들었다. 게으름은 끝이 없다. 퍼질러 누워 핸드폰을 하고 있으면 몸은 한도 끝도 없이 무거워진다. 생각이 문제인지, 핸드폰이 문제인지 10월달은 황금같은 저녁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곧 다가올 11월의 밤은 부디 내가 발전할 수 있는 시간들이기를 바라본다. 예컨대 시간을 쪼개고 쪼개 운동을 한다던지, 독서를 한다던지, 커피 공부를 한다던지 말이다. 핸드폰.... 줄이자.


 어제 조용했던 걸 보상이라도 받듯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 대부분 음료 주문이고 그 중에서도 '바닐라빈 라떼'가 많이 판매되었다. 어디서 보고 오셨는지 오자마자 '바닐라빈 라떼'를 주문하기도 하고, 배민에서도 10월달 가장 많이 팔린 커피가 '바닐라빈 라떼'이다. 시그니처 메뉴가 없어서 제일 추천을 많이 하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많이들 찾아주신다. 감사한 일이다.


 숏패딩이 사고싶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숏패딩은 유니클로 제품이다. 이 옷으로 치자면,, 전역하고 구입한건데 그럼 8년이 된거다. 무려 8년을 입었다. 롱패딩이 있기에 중간에 입지않은 시기도 있었다. 롱패딩이 참 따뜻하고 좋은데 요즘은 또 심플한걸 선호하게 되어 새로운 숏패딩이 필요한거다. 올 겨울,, 그냥 롱패딩으로 버텨볼까.. 가지고 있는 옷들 정리하면서 고민해보자.


 직업이 여러개 있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현재 나의 직업은 바리스타. 여기서 직업을 더 추가할 수 있을까? 직업이라 함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여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노동력 뿐이다. 새로운 기술을 연마해볼까...? 이 공간에서 투잡을 할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효율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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