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일기
비염에 걸린 사람은 정상적인 숨 쉬는 느낌을 모른다고들 한다. 그런 것처럼 우울증이 만성화된 나 역시 정상적인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알지 못한다고 하셨다.
나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와 사람들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의 정도가 달랐고, 내가 평소 같을 때와 사람들의 평소 같을 때가 너무나 확연히 달랐다.
나는 그런 것도 모른 채 모두가 나처럼 힘들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었다. 그래서 더 아껴주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타인 대하길 금으로 알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내가 병원에서 듣게 된 말은 그동안의 내 판단이 틀렸다는 내용이었다. 모두가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지는 않으며 나는 아픔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이 병이 아니면 나를 설명하기 힘든 지경까지 와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다른 것을 배웠다. 우울을 빼고서 나의 행동과 변화에 초점을 맞춰 나의 관심사와 생활 패턴을 보통의 사람들과 비슷하게 바꿔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마음 맡이 참 어여쁜 한 형님과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서로의 인생과 우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만 그런 아픔을 겪어서 않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은 이렇게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처럼 살지 않아도 돼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이 말로서 내가 아끼는 이들에게 나의 사랑을 증거 삼고 싶었다. 전에 한 설교에서 했던 말을 한 청년이 몹시 인상 깊었다 말해준 적이 있다.
"제가 평안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불면증 환자가 '잘 자 좋은 꿈 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노래 가사에서 감동을 받아 적었던 문장이었다. 내게 정말로 간절하고 필요했던 것을 상대에게 축복으로 빌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평안하지 못하다. 평안하지 못해서 다른 이들의 마음이 평안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그리고 전심으로. 정상적인 마음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아픈 나의 마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정말 시적이고 인격적인 표현과 그림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대에게도, 아니 반드시 그대에게도 아픈 마음에서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