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가는 길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긴다. 옷을 입고 면접장까지 이동할 준비를 한다.
아 넥타이 매는 법을 몰랐지.
몇 번을 틀리고서야 제대로 한번 묶인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지하철에 오른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본다. 조금 긴장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이럴 땐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지만 안타깝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제 그럴 나이가 지난 걸까.
홀로 넥타이를 맨다는 것은 정신적인 그리고 물질적인 독립을 해야 함을 의미했다. 이제 더 이상 나의 뒤를 봐줄 사람은 없다는 마음으로 세상에 부딪혀야 한다. 아무도 없다. 이젠 아무도 없다.
누구를 믿을 수 있을지 어디에서 회포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의 외로움은 점점 더 깊어져 간다. 그리움으로 타들어가는 마음속 그을림은 더욱 짙어진다. 그런 마음에 쉴 곳이 있을까.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은 언제라고 완성된 단계가 아니다. 단지 조금씩 조금씩 성장 아닌 성장을 해야 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이 흘러가기 때문에 그리고 그 흐름에 올라타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런 마음까지 내려놓고 나의 숨 쉼에만 집중하고 싶다. 세상엔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나의 호흡 소리만 가득한 그런 순간을 가끔은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오늘은 면접을 봤다. 홀로 넥타이를 매고서 다녀왔다. 결과는 좋았다. 나의 인생은 인정받았고, 그동안의 고민과 노력은 나만의 장점과 특색이 되어 나를 내가 바라던 곳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게 참 기분이 좋았다.
그래. 오늘의 일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저 오늘 하루만큼 나는 어른이 되었다는 것. 그 씁쓸한 맛은 피할 수는 없으면서도 달콤하게 꿈꾸던 때를 그리워하게 된다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한 하루를 살아간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