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글을 쓸 준비

순간을 담는 시

by 광규김

가끔은 마침표가 필요해서
쉬고싶을 때가 있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쉬다가도
글이 막 밀려올때가 있다.
놓치기 두려워서 지면이 꽉 차도록 받아 적는다. 지금 어딘가
열화와 같은 견책이
나를 감발한다. 월요일 저녁 어귀에
사람 없는 커피집에서 연한 조명이 경쾌한 재즈 연주와 함께
공간을 가득 메우기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씁쓸하고 시큼한 커피향이
목구멍 안쪽부터 차오른다 나른한 잠기를 겨우 몰아내면
수마로 뿌옇던 머릿속이 선명해진다. 사랑을 하지 않을 땐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노래도 불러지지 않는다
꺼내어 내쫓을 감정이 없어서 그런가 새어나오는 멜로디가 그리워한다.
내 마음이 뭘 바라고 있어서 그렇게 들리나
음율에 맞춰 마음이 따라간다. 비슷한 감정을 환기하는 곡조여서 그런가 음악이 끝나고 잠시간 찾아온 적막함 속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래 층에서 일하는 중인가보다 그러다 말문이 막히면
자책하지 않고
글을 마칠 수 있는 기회가 왔나보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한다. 그리워할게 없으면
글은 써지지 않는다. 노래도 입술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다. 그럴땐 기다리다가
다시 걷는다. 지나간 일들을 기억하다가 보면 어느새
내일에 생각이 이른다. 그러면 다 온거다. 떠난 기억들을 그리워하다가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그리워할 수 있게되면
비로소 새 글을 쓸 준비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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