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겸 Jul 10. 2017

부정적인 감정의 함정

모든 사람은 여섯 가지 니즈를 채우기 위해서 행동한다. 과식으로 인해서 건강에까지 무리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과식을 하는 이유는 그 행동이 우리의 니즈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즉각적으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편안해진다(안정의 니즈). 맛이라는 자극에서 오는 즐거움도 무시 못한다(불확실성/다양성의 니즈). 게다가 먹고싶은막큼 못 먹고 참는다고 해보자. 그건 또 스트레스다(니즈의 결핍). 이 니즈들을 이길만한 다른 니즈가 생기지 않거나 과식을 대체할 수단이 없는 이상 이상 무조건 과식이 이긴다.


우리가 화를 내고 우울함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의 니즈를 채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행동이다. 감정을 느끼기 위한 호흡, 표정, 자세를 취하지 않고 감정을 유발하는 것에 생각을 집중하지 않으며 감정에 동조하는 말투와 어조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감정은 절대로 느낄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특정 감정을 느끼고 표출하는 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니즈를 채우기 위해하는 행동이다.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 화를 낸다고 생각해보자. 호흡은 거칠어질 것이고 표정은 누가 봐도 화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생각은 계속 화를 나게 만든 대상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고, 속으로든 밖으로든 욕을 하거나 불만을 토로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화는 어떤 니즈를 채워줄까? 보통 화를 내는 순간 자신의 중요도는 엄청나게 올라간다(중요함의 니즈).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중요성을 올리고 상대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확실과 안정의 니즈). 또한 화를 낼 때는 평소와 달리 신체적 긴장감이 확 올라가며 우리 몸에 강렬한 즐거움을 준다(불확실성/다양성의 니즈). 이렇게 보니 화를 내는 것은 니즈를 채우는 데 있어 상당히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화뿐만이 아니라 우울함, 외로움, 좌절 등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름 좋은 효과들이 있는 것 같다. 느낄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감정을 사용하는 전략은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표출해봤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타인도 비협조적이 되며 자신도 비효율적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사용하는 전략은 우리를 헤어날 수 없는 함정에 빠트린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른 전략을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의 전략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같은 전략을 사용하길 좋아한다. 부모님은 같은 잔소리를 100번 하고 상사는 부하에게 같은 화를 100번 내고 연인들은 상대의 바뀌지 않는 행동에 100번 슬퍼한다. 통하지도 않는 방법을 계속 쓰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제 해결을 떠나서 이러한 전략들이 니즈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계속 부정적인 감정을 사용한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해보자. 이 전략이라는 것은 한 가지 감정만 가지고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의 몸은 다양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울함이라는 분야에서 정말 자신 있는 사람이라도 10시간 20시간 동안 계속 우울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 몸은 긴장되고 강렬한 경험도 원하고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도 경험하고 싶어 한다. 아마 슬퍼서 울다가 어느 순간에 '나는 지금 슬프고 울어야 하는데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잔소리를 생각해봐도 이러한 순환이 나타난다. 화를 내듯 윽박지르던 사람이 어느샌가 약한 모습을 보이며  타이르듯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시 화를 낸다. (이것을 방법이 통하지 않아서 바꾼 것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게다가 정말로 해결이 목표였다면 반드시 다른 방법을 사용했어야 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니즈를 채우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들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니즈의 변화도 이러한 순환에 한몫한다. 슬픔과 우울함을 표현하면 즉각적으로 주변의 관심을 받을 수 있고(사랑과 교감의 니즈)  동시에 이러한 관심으로부터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중요함의 니즈). 이러한 관심과 사랑은 안정과 편안함도 준다(안정의 니즈). 그리고 이렇게 많은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전략은 상당히 중독성이 있다. 생각해보자. 어느 누가 사랑받고 동시에 안정감이 느껴지며 자신이 중요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일을 마다하겠는가. 게다가 그 일이 버튼 하나 누르는 것만큼 쉽다면?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한 것도 한두 번이지 반복되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점점 원하는 니즈를 채워주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중요함의 니즈, 안정감의 니즈 등에 결핍이 오는 것이다. 이때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러면 즉각적으로 이 니즈들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화를 내고 삐쳐 있을 것인가. 결국 다시 사랑과 교감을 느끼고 싶고 그러한 관심 속에서 편안함도 느끼고 싶으며 몸 또한 이완된 상태를 원한다. 그래서 다시 우울함과 슬픔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필요한 니즈만을 채우기 위해서 부정적인 감정의 순환으로 빠져들어간다. 


이러한 순환을 만들어내는 문제가 인생에 있어서 비중이 크지 않다면 문제는 국소적으로 남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개인들에게 상사와 부하의 갈등 같은 경우는 회사 내에서 특정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반복적인 문제로 남을 수 있다. 삶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문제들 때문에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의 순환에 빠지게 된다면 인생이 고통이 될 수 있다. 이 전략은 니즈의 충족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한다. 남이 채워주지 않는다면 절대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의존적인 사람이 되며 니즈의 충족을 구걸하게 되고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나, 타인에게의 영향력 등을 잃어간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약해져 가는 것이다. 결국에 주변 사람은 줄어들고 자신은 무기력해져서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게 된다. 더 이상 자신의 전략은 통하지 않으며 삶이 불만족스럽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삶에 대한 통제력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군가 방법을 제시해 줄 수는 있겠지만 해결해야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이러한 순환의 함정에 빠진것은 단순히 감정적인 전략에 중독된것 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충족되지 않은 니즈에 매달려서 고통받지 말고 벗어나기로 결심해야 한다.(결심만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그리고 방법을 찾으면 된다. 찾아보면 이 세상에 방법은 진짜 많다. 어떤 사람이든 변하고자 하는 결단만 내렸다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방법들을 찾게 될 것이고 인생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누군가 이러한 함정에 빠졌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못나서, 그럴만한 사람이라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니즈를 채우기 위해 잘못된 전략(감정)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잘못된 전략을 좋은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하는 인생을 만들기 - 정리(셀프 워크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