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일기-세상이 나를 억까할 때 (난이도 下)

by 기역


요즘 핫하다는 햄버거집에 갔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토핑부터 소스까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열심히 토핑을 엄선해서 주문했고 드디어 햄버거를 받았다.

햄버거를 세입 정도 먹었는데 예기치 않은(?) 토핑이 들어있었다.

생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아서 빼달라고 세번 정도 말했고

영수증에도 추가하지 않은 토핑으로 표시되어 있었기에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이거 제가 시킨 거랑 달라요

라고 말하려 일어섰다가 다시 마음을 돌려 자리에 앉았다.


nathan-dumlao-D4GjwNpXtV0-unsplash.jpg 사진출처: unsplash.com

그래, 토마토... 내가 빼서 먹자. 바빠서 그랬나보다

사람이니 실수했나보다 라고 이해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좋게 넘어가자 생각하며 먹는데 정작 내가 넣어달라고 했던 토핑들은 빠져있었다.

요청한 피망과 피클은 빠져있고, 안 시킨 토마토는 들어있었다.


그때 마침 바닥청소를 하는 직원이 밀대로 내 발까지 스치게 밀고가서 신경이 곤두서려던 참이었다.

계획대로 되지않음+ 이 가격에 이런 서비스는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에 인상 찌푸리는 대신에,

그래 피망이랑 피클은 나한테 오기가 싫었나보다.

내가 싫다고 해도 토마토가 날 따라온다는데 그걸 어떻게 막아.

라고 생각하며 그래 청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지, 사람이 있건 없건 바닥이 먼저 보일 수도 있지.

라고 긍정회로를 가동하니까 기분이 안좋아지지 않고 평온함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오늘 내가 만날 사람들은 내 일에 간섭할 것이고
고마워할 줄 모를 것이며,
거만하고 정직하지 않고,
질투심 많고, 무례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나를 해칠 수 없다.

-'타이탄의 도구들' 중-



세상이 나를 억까하나 싶은 날이 있다.

오늘은 난이도는 하에 속하지만 일종의 그런 날이었다.

내리고 있는데 버스문이 닫혀서 가방이 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바닥 청소를 하는 직원 밀대에 발이 치이고

차분히 책을 읽으려는데 옆에 앉은 꼬마아이가 시끄럽게 떠들다가

몸을 움직이면서 발로 나를 차고.


내가 아무리 올블랙으로 옷을 입었다지만 그들에게는 내가 보이지 않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세상 사람들의 움직임은 절대 예측불가다.

저마다 예의라고 생각하는 정도도 다르고, 허용가능한 행동의 범위가 달라서 부딪친다.

그러므로 자잘한 불쾌한 일들은 사는 동안 계속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일들에 일일이 마음 쓰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도 내가 계획을 했든 안했든 많은 일들이 내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그런 일들은 날씨와 같아서 내가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그럴때마다 인상만 구기며 살아온 지금까지완 다르게 살아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상을 덜 쓰고 넘어갈지, 되도록이면 인상을 안 구기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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