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철학, 예술, 과학 사조는 비슷하게 묶이는 흐름이 있습니다. 데카르트가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근대 철학을 시작한 시기에, 뉴턴은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하여 근대 과학을 시작하는 식이죠. 예술 분야는 르네상스를 지나 거대하고 화려한 바로크 시대가 시작됩니다. 사회 각 분야는 이렇게 서로 연관성을 가지며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대를 잘 읽으면 앞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현대 과학을 대표하는 상대성 이론이 등장하면서 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철학과 예술의 흐름 역시 해체와 상대주의가 등장하고 있었거든요. 많은 예술가들에게 신비롭고 상식을 깨버린 상대성 이론은 좋은 인용 대상이었습니다. 시간, 공간의 절대성을 부정해버린 과학적 결론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었고, 좋은 예술도 많이 탄생하였습니다.
하지만 덮어놓고 상대성이라는 말만을 가져와 잘못 인용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상대성 이론은 세상이 상대적이라고 말하는 이론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상대적이어서 문제가 있었던 과거 이론을 더욱 절대적으로 만들어 준 이론입니다.
생각해보면 속도라는 개념은 상당히 상대적입니다. 태양이 나를 보면 나는 미칠듯한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하며 달리고 있고, 은하 중심에서 나를 보면 더 복잡하고 빠른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관측자에게 정지하고 있다고 보이는 것은 우주 어디에도 없죠. 단지 관측하고자 하는 지점을 정지했다고 가정하고 다른 속도를 쟤야 하며, 정지를 가정한 물체를 바꾸면 속도는 바뀌게 됩니다. 관측자가 누구냐에 따라 상대적이라 혼란스럽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이런 상대적인 개념에 절대적인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빛의 속도를 절대적으로 고정시켜놓은 것이죠. 어디서, 누가, 어떻게 관측하던지 빛의 속도는 290,792.5 km/s라는 것입니다. 이는 전자기학을 완성시킨 맥스웰이라는 사람에 의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이 언제나 적용되기 위해서 빛의 속도는 언제나 같아야 해야 하는 모순이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을 존경했기에, 맥스웰 방정식을 진리라 믿고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든 것이죠.
우리는 10 km/h로 달리면서 같은 방향으로 50 km/h로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 40 km/h로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성 이론에서는 우리가 10 km/h로 달리던 50 km/h로 달리던 우리가 보는 빛의 속도는 같다는 것입니다. 분명 같은 빛을 보는데도 말입니다.
과거 패러다임인 뉴턴 역학에 갇혀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실험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여 재검증을 하기도 했으며, 빛의 속도가 누구에게나 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맥스웰 방정식을 뜯어고쳐보기도 했으며, 복잡한 계산을 통해 기존 공식에 끼워 맞춰보려고도 했습니다. 우리가 물리 문제 풀 때 헤매면서 계속 잘못된 계산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과감하게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고정이라고 못 박아놓고 기존에 절대적이라 생각한 모든 것들을 이에 맞춰서 변형시켜 버립니다.
빛의 속도 290,792.5 km/s를 매번 쓰는 것이 번거로우니 우리에게 익숙한 c로 표현해 봅시다. 빛이 달리는 방향으로 0.2c로 달리면 빛은 0.8c로 달리는 것으로 보여야 할 것입니다. 0.5c의 속도로 멀어지면 빛은 1.5c의 속도로 보여야 상식적이죠. 아인슈타인은 내가 얼마의 속도로 달리던지 빛의 속도는 무조건 c로 보인다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속도는 변위를 시간으로 나눈 값이니까, 이를 맞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변형시켜야겠죠.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물질은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조금 더 공부해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모든 물질은 각기 다른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는 기준에 따라 멈춰있기도, 자전을 하기도, 공전을 하기도, 더 복잡한 운동을 하기도 하기에 다른 모든 행성들과는 다른 고유의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지구 위에 있는 우리 모두 역시 각기 다른 속도로 운동하기 때문에, 역시 모두 다른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차이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작을 뿐이죠. 앞으로 점점 더 자세하되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할 것입니다. 요즘은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에서도 배울 정도로 일반화된 상대성 이론이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특히 과거에 학교를 다닌 성인들은 모르는 것이 당연한 지식입니다. 하지만 개념을 잘 따라오며 생각하고 이해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며, 창의력이 샘솟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