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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세상으로의 첫걸음

514 개인이 먼저다

by 평범한 직장인

긴 시리즈가 계속되어 요약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로 오면서 사람들은 과거 계급 사회와 다르게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 산다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는 돈에 의해 차별을 받고 있고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론, 기업, 정부 기관 등은 점점 강자를 위하는 조직으로 바뀌어 감에도 약자를 위한 제도조차 약자가 부정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전은 약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서 약자들의 권리가 더 신장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절대적 가치가 사라지고 여기저기 휘둘리며 각자의 세상 속에 갇히게 되어 개인이 어떠한 변화도 만들어낼 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좋은 세상을 개인이 추구하 것은 불가능할까요?


결국 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결국 개인입니다. 당장 바뀌지는 않더라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바꾸려고 한다면 바뀌는 것이 세상입니다. 개인의 노력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답이 없으며, 노예의 삶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개인이 가장 크게 착각하고 있는 개념이 바로 자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누군가가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거나 지적을 하면 '내 자유지'라는 말로 반박을 하는 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그런 자유는 과거 계급 사회 때부터 있어왔습니다. 내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든,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움직인다고 생각하고만 있는 것으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왕에 대한 모반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처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특별한 뇌 스캔 기술이 개발되어 통제받지 않는 한 생각하는 자유는 언제든지 보장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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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생각을 표출하는 것부터는 통제가 적용됩니다. 표출을 함으로써 타인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향력을 고려하다 보면 어떤 생각도 표출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의 사소한 생각 표출도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것이 피해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현재 인류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되 과거와는 차별화된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억압하는 자유만 있었다면, 현재는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 소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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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직장에서 아랫사람을 비난하고, 중국 동포를 비하하고, 연예인에게 악플을 달 자유가 아닙니다. 자신보다 약자에 대한 비난은 단지 폭력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보장된 자유는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직장 상사에게 잘못된 것을 지적할 수 있으며, 잘못을 했으면 아무리 권력을 가졌거나 돈을 가졌어도 처벌을 할 수 있는 지유입니다.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면 노예 사회와 크게 다를 바가 없겠죠.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강자에게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착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강자에 대한 자유라고 해도 그냥 무턱대고 강자를 욕해도 된다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강자에 대한 비판에는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를 향하던 무분별한 욕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며 사람들에게 주어진 자유가 아닙니다. 하지만 강자일수록 비판에 대해 더 큰 관용이 적용되어야 하며 비판을 하는 사람은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강자에 대한 비판은 개인에게 큰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강자가 비판하는 사람에게 힘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때문에 돈이 많고 권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풍자의 대상이 되는 것을 허용해야 하며, 눈치가 보여 풍자를 못하거나 강제로 막는 사회는 노예 사회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큰 힘을 가진 사람은 더 큰 책임을 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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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상황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댓글 등으로 빠른 피드백 시대가 시작되면서 특정 기사나 영상에 대해 우르르 몰려가서 비난하고, 다른 조롱거리를 찾으면 또 우르르 몰려가서 비난하는 얕은 생각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빈약한 논리와 최소한의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은 채 단지 스트레스만 풀려는 것 같습니다. 바쁜 세상에 깊게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냐고 하기도 하지만 댓글을 저렇게 많이 달며 노는 시간이 있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합니다. 모두의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더 생각하고 노력해야만 가능합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 사람들 수준에 달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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