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범한 직장인 Jan 21. 2020

네일아트,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대학교 2학년 즈음의 기억입니다. 학교 앞에서 네일 아트 샵 홍보를 위해 무료 네일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네일 아트라는 단어 자체가 처음 생길 무렵이었기 때문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돈을 쓸까라는 생각을 하고 별 관심 없이 넘겼습니다. 몇 년 후 네일 아트는 미용실처럼 보편화되었고, 비싼 비용이 드는 화려한 네일 아트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네일 아트 샵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마도 제가 남자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사업 가고, 네일 아트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면 재고의 여지없이 걷어차 버리고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투자에 감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대생 스타일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흐름을 읽지 못한 사업이 페이스북입니다.



주커버그의 일화를 담은 영화를 보고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대체가 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가입자 수가 늘어나서 들어오는 광고의 유혹에 "쿨"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를 합니다. 그리고 가입자 수 증가에 계속 집중을 합니다. 가입자수가 늘어나자 도토리를 팔기 시작한 싸이월드와 대조적입니다.

사실 주커버그의 말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페이스북은 전혀 "쿨"하지 않습니다. 곳곳에 광고 투성이니까요. 영화에서는 마치 그가 단지 멋있으려고 광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파이를 더 키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공대생인 제가 그 당시 아무런 생산적이지 않은, 심지어 싸이월드보다 기능적으로 못한, 수익 모델도 불분명한 사업이 흥하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서비스 기준으로 페이스북만한 플랫폼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언어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투자의 문제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스북이 광고 없이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것을 허락하고 투자해준 투자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싸이월드는 말할 것도 없고, 카카오톡 역시 가입자 수가 급증하며 세계적으로 성장을 쌓아나가다가 어느 순간 수익 모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좀 더 큰 투자가 있어 파이를 더 키웠다면 더 큰 기업이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특히 메신저 시장은 한번 장악이 되면 잘 바꾸지 않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초반 플랫폼 점유 경쟁에서 좀 더 공격적이었으면 어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경영의 현실상 무지한 제가 모르는 수많은 상황이 있었겠지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튜브는 이미 광고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저이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지는 정말 예측하지 못하였습니다.

예전 UCC 돌풍부터 해서 많은 동영상 플랫폼이 있었지만, 지금 승리자는 유튜브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가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게 하는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동영상 플랫폼이 양질의 동영상을 제공하려 노력했지만 이는 많은 돈이 들게 됩니다. 동영상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가 방송국을 소유하기도 어렵고, 소유한다 해도 특정 한두 개 방송사의 콘텐츠로 업계를 장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는 이를 시스템과 알고리즙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사용자의 구독, 시청 정도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이런 정확한 분석을 광고에도 적용하여 광고주에게는 확실하게 수치화되어 광고 효과를 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게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시청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시청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우선 추천하며,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적절한 노출의 기회 및 보상을 줘서 계속하여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게 유도합니다.




세 가지 사례는 제가 흐름을 읽지 못했던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론 제가 흐름을 잘 읽었다고 하더라도 제 인생에 큰 변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이런 아이템들이 잘 될 것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할 수 있는 액션이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 제가 하고 있는 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이런 기존 시장을 깨는 발상을 생각해보면 머리에 활기가 생기는 느낌입니다. 복잡하게 분석하며 경영을 공부하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 각종 성공과 실패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즐겁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복잡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주부는 주부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본인의 본업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벗어나고 싶고 쉬고 싶을 것입니다. 지쳐서 다른 생각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너무 힘들면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수명이 다 된 배터리처럼 금방 방전이 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쉬어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분야의 생각을 해보고 공부해보기를 권합니다. 하기 싫어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자신을 방전시키지만, 언제든 하기 싫으면 그만할 수 있는 취미는 자신을 충전시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하고 써보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직업으로서 저와는 비교도 안되게 깊게 공부하여 방전시키는 일이겠지만, 저에게는 제 전공과 상관없는 곳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며 생각하며 활력을 찾는 충전소입니다.




다시 얘기로 돌아오면,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사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는 약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이미 훨씬 좋은 인터페이스를 보여줬고, 유튜브보다 더 좋아 보이는 동영상 플랫폼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브랜드들이 아직 망하지 않고 있는 것은, 경쟁력 있는 알고리즘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고주, 크리에이터,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알고리즘의 위력은 AI 기술과 결합하여 앞으로 또 다른 대박 상품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해봅니다. 물론 또 빗나갈 수도 있겠지만.




알고리즘에 대한 흥미로운 영상으로 1분과학님의 영상을 추천하며 마무리합니다.

https://youtu.be/SBpl3Thhha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