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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넷플릭스와 유튜브

일상으로의 초대

by 평범한 직장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요즘 구독경제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저는 구독이라는 말을 들으면 신문 배달이 생각이 납니다. 제가 어렸던 시절에도 구독 서비스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유 배달, 잡지 정기 구독 등등. 하지만 신문은 좀 특별했습니다.




신문은 당시 종이값도 뽑지 못할 것 같은 가격으로, 배달 인건비까지 들이며 독자에게 아침마다 배달을 하는 이상한 서비스였습니다. 게다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정기 구독을 약속하면 자전거를 주는 등 과다한 출혈 경쟁까지 있었습니다. 아무리봐도 적자인 서비스인데, 계속해서 구독자를 넓히려 한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광고 수익을 얻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신문은 구독자들에게 받는 돈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고, 많은 구독자를 기반으로 광고주의 돈을 끌어오는 방식을 쓰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금 유튜브의 구조를 보는 듯합니다.


광고의 위력은 더욱 거세져서, 무료로 신문을 나눠주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개개인의 돈을 내고 광고를 올리는 방식으로 전국에 무가지를 배포한 벼룩시장이 생기고 난 후, 각종 무료 신문들이 득세를 하면서 신문 구독 서비스는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무가지 역시 스마트폰이 보급 되면서 급속도로 몰락하게 되죠.




아직도 오프라인 구독 서비스로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이 코스트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스트코의 성공전략은 들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큼 합리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42970


코스트코의 성공 전략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구독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문의 방식과 비슷한 듯 다른데, 판매에서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연회비로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원을 유지하고 늘리는 것에 모든 서비스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회비를 내는 순간, 소비자는 그 만큼의 보상을 받기 위해 코스트코에 반드시 방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 넷플릭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디오 대여점으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엄청난 양과 품질을 자랑하는 외부 및 자체 제작 컨텐츠를 보유하고,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컨텐츠를 소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회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애초에 어느정도 시장 점유율이 있거나 대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할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네이버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고, MS Office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조차도 구독 방식으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문은 다수의 구독하는 독자를 바탕으로 많은 광고를 유치하는 방식에서 구독 경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회 현상을 비판해야하는 신문의 특성이, 독자가 아닌 광고주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과 맞물려서 여러 부작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현대판 구독 경제는 이러한 부작용은 없어 보입니다. 모든 서비스가 소비자 유치에 맞춰져 있고, 점유율을 높여 대량으로 소비하게 하고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어필하지 못한다면 구독자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물건이나 컨텐츠의 소비를 최대화 할 수 있음으로서 이익이 됩니다. 물론 독과점이나 무리한 점유율을 높이는 시도에 따른 부작용, 혹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가장 핫한 서비스 중 하나인 유튜브를 보면 언제나 들을 수 있는 말이 "구독, 좋아요 그리고 알람설정"입니다. 가장 앞에 항상 구독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구독수와 수익을 연관 짓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 역시 구독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유튜브 역시 크리에이터에게 구독을 많이 하는 컨텐츠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구독을 많이 할 수록 지속적으로 유튜브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을 통하여 구독자의 취향 파악을 하여 더 취향에 맞는 영상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글을 지금까지 읽으셨다면 구독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적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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