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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유행

일상으로의 초대

by 평범한 직장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패션 기사에서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입었었고, 이후 촌스러움의 상징같이 여겨지던 통 넓은 바지가 다시 유행한다고 하고, 청청패션을 입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돌아온 유행은 예전 스타일이 아닌, 업그레이드된 같은 듯 다른 스타일로 유행한다고도 합니다. 20년 전 옷을 꺼내 입는다고 힙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발전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IT업계에도 돌고도는 유행이 보입니다. 초창기 컴퓨터는 중앙 집권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컴퓨터 자체가 매우 고가였기 때문에 중앙에 거대한 컴퓨터를 두고 선을 통해 더미 컴퓨터를 연결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더미 컴퓨터는 CPU가 없이 그야말로 입력과 출력 기능만을 가진 단말기를 뜻합니다. 하나의 컴퓨터를 여럿이서 나눠 쓰는 방식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의 성능이 발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가 오게 되었습니다. 분산의 유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 시점에 운영체제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대표적인 업체가 MicroSoft와 Apple이었죠. 컴퓨터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운영체제를 만드는 업체는 대박을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MS가 Apple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었죠. 개방적인 전략을 쓴 MS가 폐쇄적인 전력을 쓴 Apple을 압살 하고, Apple은 사실상 마니아 층만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급격히 보급이 확산되는 개인용 컴퓨터 시대이었고, 컴퓨터를 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호환성이 좋은 MS가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물론 이후의 Apple이 이루는 대반전은 따로 다룰 생각입니다.


컴퓨터 가격과 저장 장치가 급격히 낮아짐에 따라 이제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게 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컴퓨터가 개인의 손안에 들어오게 되면서 어디서든지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습니다. 통신이 가능한 컴퓨터가 어디든 존재하는 세상을 꿈꾸며 미래를 그렸는데, 당시에는 꿈같았던 일이 손 안의 컴퓨터 한 대로 이미 너무 당연하게 실현되어 버렸습니다. 이 전환에서 뒤처진 MS는 크게 고전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포화 상태가 되어 성장이 어려운 개인용 PC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키아를 인수하는 커다란 패착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MS의 매출은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실패를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 올 중앙 집권적인 시대를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MS는 현재 아마존에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상점으로 시작한 아마존보다 IT기반의 MS가 강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순위는 뒤집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들은 비싼 돈을 들여 자신들의 서버를 구축합니다.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FBI, NASA 같은 단체도 자신들만의 서버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서버를 구축하기 위한 물리적 비용, 기술 인력 비용, 유지 관리 비용 등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줍니다. 이미 거대한 물리적 서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의뢰를 하여 싼 비용으로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MS는 CEO를 이 분야의 전문가로 교체를 하면서 집중 투자를 하였고, 현재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 COVID 19 사태로 원격 접속이 필요해진 기업들의 사정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더욱 찾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포춘 500대 기업의 95%가 애저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저장 장치 서비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Data 분석, AI 기술 등을 도입하여 서비스를 하니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메리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서비스입니다.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중앙 집권적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https://brunch.co.kr/@gjchaos0709/53

만약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가 된다면 정말로 중앙에 CPU를 각 더미 컴퓨터가 쓰는 방식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선으로 연결이 되어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연결이 되어 있겠지요. 핸드폰에서 계산 장치를 뺀다면 더 가볍고 예쁘고 저전력의 설계도 가능할 것입니다. 좋은 화면, 카메라, 인터넷 수신 장치만 있으면 될 테니까요. 모든 Data는 인터넷을 통해 양자컴퓨터로 전송되고 계산이 완료된 것을 받아 보여주는 역할만 하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 속도 역시 중요한데,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일론 머스크는 전 세계의 인터넷 속도를 향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gjchaos0709/71




사실 저는 미래학자도 아니고, 어찌 보면 컴퓨터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제가 말한 모든 것은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과 방향성을 생각해 보다 보면 떠오르는 앞으로의 미래를 뇌피셜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발전하는 기술의 한 가지 조합일 뿐이지만, 이런 식의 상상은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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