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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와 스타벅스

일상으로의 초대

by 평범한 직장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얼마 전 전 아이리버 대표의 사망 소식을 보고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그보다 더 먼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전 카페베네 CEO인 강훈 대표가 생각났습니다.




강훈 대표는 우리나라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시점에 할리스를 차려서 성공을 시키고, 이후 카페베네를 통해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커피만으로 스타벅스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디저트를 메인으로 하는 망고 식스를 창업하여 운영했지만, 좋지 않은 성적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당시 카페베네 성공에 관한 책을 누구를 기다리다 잠깐 훑어본 적이 있습니다. 원래 자기 개발서 같은 책은 핵심만 대충 보는 편인데, 그 책 역시 핵심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카페베네 하면 생각나는 가장 큰 이미지는 한 지역에 엄청나게 많은 지점이 있는 것입니다. 소위 바퀴 베네라 불릴 정도로 지점이 많았는데 그 책에서는 이 점이 성공의 비결 중 하나로 짚었습니다. 지점을 내고 근처에 지점을 또 내는 방식으로 해서 지역을 장악하고, 유통 거리를 짧게 만들어 재료 수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여러 지역에 한 지점을 내고, 그 지점을 거점으로 그 지역에 정말 바퀴벌레처럼 불어나는 전략을 취했고, 실제로 정말 엄청난 속도로 지점이 늘어났습니다.


또 하나의 전략은 스타벅스에 없는 젤라또를 파는 전략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추운 지역인 시애틀에서 시작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젤라또를 팔지 않습니다. 유럽 카페에서 젤라또를 많이 파는 것에 착안해서 스타벅스와 차별화 전략으로 젤라또를 파는 전략을 취해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그 전략이 과연 성공에 기여를 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CEO가 생각하는 성공전략이 실제로는 방해가 되었고, 다른 전략이 먹혔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자기 개발서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용 어디에도 커피의 맛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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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 때 대성공을 거두었던 다른 브랜드의 성공 전략에도 드러납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민들레 영토는 상당히 인기 있는 문화 공간이었습니다. 민토 CEO가 당시 저희 학교에 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일 중독에 상당히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중국 진출과 본인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같이 마케팅 측면, 확장 측면의 전략을 얘기할 뿐, 민토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전략이 없었습니다. 얼마든지 다른 업체에서 카피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것보다는 확장과 신화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 가치 판단은 배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워드 슐츠 회장의 복귀 후에 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등의 전략은 그다지 와 닿지 않았습니다. 사실 성공한 기업가는 항상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뿐더러, 우리가 스타벅스 직원이 너무 친절해서 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워드 슐츠 회장의 복귀 후 큰 손실을 각오하고 전 지점을 닫고 커피에 대한 교육을 시킨 것에는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고객 감소의 이유를 커피 맛에서 찾고, 엄청난 손실을 각오한 채로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우리나라 어떤 경영가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고 쉬운 말이지만, 사실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 프랜차이즈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프랜차이즈가 망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어떤 이유로 성공을 하게 된 후, 계속하여 확장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비슷한 상품들이 출시되게 되고 결국 손님이 줄어 망하게 되는 패턴이 많아 보입니다. 망한 아이리버가 본질인 음질에 집중하여 성과를 거둔 것이나, 스타벅스의 성공을 보면,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 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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