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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Oct 01. 2016

<교토편> 5. 히에이산 연력사

히에이산과 비와호의 신비

2015년 12월 3일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218페이지에, 부인이 유 교수에게 하는 말이 있다.

 "에구, 당신은 왜 그렇게 힘들게 살우. 누가 글을 쓰면 그걸 읽으면 되지, 왜 당신이 꼭 그걸 보구 쓰려구 하우? 천성이구려."

 부인에게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남이 먼저 해놓은 것을 읽고 보기만 하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생하는 남편이 안쓰러워하는 말이지만, 당장 남이 먹는 것만 보고 있거나, 본인에게 한 가지 음식먹으라면 그렇게 살 수 없을 것을.

 굳이 많은 사람이 읽지는 않겠지만, 나 혼자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면 되는 것을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남기는 목적은 분명하다. 내가 유홍준 교수로부터 받았듯이 나의 경험이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기에. 그 사람이 딱 한 사람뿐이라도 목적은 이룬 것이다.

 가뜩이나 책을 안 읽는 때에 무의미한 쓰레기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일단 미디어가 다르니 이 글을 먼저 보고 유홍준 교수의 글로 넘어가기를 바란다. 일본과 관련된 여러 여행 관련 도서를 읽어봤으나 단연 백미는 창비 출판사의 책이었다.


 간사이 스루패스로 가장 힘들게, 여러번 환승해서 서북쪽 끝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구글지도)
알아보기 쉽게 지도를 더 첨부한다 (간사이 스루패스)

 히에이산(比叡山)이 교토와 시가(滋賀)현(県) 경계에 위치한 것은 맞는데, 연력사는 시가 안에 들어와 있다. 대다수 일본인에게 물어도 연력사(엔랴쿠지, 延暦寺, えんりゃくじ)는 시가에 있다고 한다. 우리로 치면 포항을 경주와 같이 묶는 것과 같은 셈이라 교토편의 범주 안에 넣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교토와 경계라고 가깝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가는 시간과 연력사의 엄청난 규모 때문에 온전히 다 보려면 하루를 온전히 반납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갔을 때 관광객이 10명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우연에서 뜻밖의 발견을 좋아하는 탓에 사전 조사를 잘 안 하고 가는 편인데, 연력사에서 유홍준 교수가 낭패 본 에피소드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으나 나는 다행히 잘 풀렸다. 2013년의 글이었고, 나는 2년 뒤에 갔으니 차이가 있겠지만 알고 보니 내가 버스 운행 마지막 3일 전에 운 좋게 간 것이었다.

 

 유 교수가 4번으로 추천한 택시로 가는 법은 7만 원 이상이 나오니 이건 내 기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가장 편하고 쉽게 가는 법은 교토역으로 가서 교토에서 버스를 타고 바로 연력사로 가는 방법이다. 중간중간 교토의 명소에서 버스가 서니까 반드시 역으로 갈 필요는 없다.

 유 교수는 JR 패스를 이용하신 것 같다. 다른 곳에 방문하실 때도 JR을 이용하시고 장소를 JR역 기준으로 언급하신 것을 보면. 그러나 나는 간사이 스루패스로 '무조건 돈이 더 안나가도록' 하는 게 목표였기에, 오사카에서 수차례 전철을 갈아타야 했다. 다행히 '이시야먀사카모토선石山坂本線'은 간사이 스루 패스가 있어도 같은 라인을 탈 수 있다.

 버스는 오는 길에 탈 수 있으니 모험을 해본 것인데 지도를 보고, 설명을 듣고 가도 엉뚱한 곳으로 가기 십상이다. 그래도 이것이 참 재밌어서 혼자 히죽거리며 다녔다. 이제 우리나라 지하철이 9호선을 넘었으니 복잡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간단하고 잘 정비돼있는지, 일본 전철을 타보면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아마 애초 일본 방문 목적이 연력사가 아닌 다음에야 연력사를 가는 이는 극히 드물겠지만,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그냥 버스로 안전하게 가는 것을 권한다.

도로에서 차와 같이 달리다가 다시 선로로 진입하는 재미있는 경험

 일본은 1위 포털사이트가 야후다. http://transit.yahoo.co.jp에 가면 우리나라 포털의 길찾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일본어를 알아야 하지만 번역 서비스도 잘 되있고, 일부러 내가 글에 한자와 히라가나음을 다 써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도 일본어가 어렵다면 https://world.jorudan.co.jp/mln/ 이라는 일본 사이트의 영어판을 사용하면 된다. 구글도 잘되있으나 때로 정보가 너무 판이하게 다를 때가 있어서 여러가지를 비교해서 저렴한 쪽을 이용하면 된다. 너무 가이드만 믿지 말고 자신이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연력사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고민을 했는데, 이번이 아니면 평생 갈 일이 없을 듯 하여 과감하게 도전했다. 이 전날 거의 잠을 못 잔 상태에서 아침 일찍 우지를 들렀다가 전철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도착한 시가현 오오츠(大津,おおつ-오쓰라고 많이 표기되있다)시. 비도 살짝 왔었고 바다 같은 호수를 옆에 두고 있는 탓에 겨울임에도 습했다.

사카모토역. 여기 도착하면 제대로 온 것이다.

 유 교수가 절대로 겨울엔 갈 곳이 못 된다고 했는데, 겨울에 왔지만 멀다는 것 말고 큰 문제는 없었다. 모든 면에서 응당 나보다 그 분이 앞서 있으나, 교수이 무조건 옳다고 절대적 진리로 떠받들고 말만 듣고 행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라는 것을 강조한다.

 사카모토역에서 케이블카까지는 오르막으로 약 1km.  

 케이블카까지 가는 동안 수려한 절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그쳐서 더욱 몽환적인. 수채화 같은 풍경들. 분명 겨울인데 아직 가을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었다. 유 교수도 '몽롱체의 풍경화'라고 하셨으니 똑같은 느낌을 받으셨을 터. 오지 않았으면 더욱 후회했을 것이다.

 역 앞에 관광안내센터가 있는데 한글 책자도 있다. 케이블카까지 가는 동안 주변의 절들과 명소들, 특히 어디에 가면 비와호가 잘 보이는지 안내해준다.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았으나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 염려 되어 어쩔 수 없이 계속 위로 걸어가야 했다.

케이블 사카모토역
케이블카와 로프웨이의 구분이 명확하다. 이렇게 전차처럼 생긴 건 케이블카.

 프랑스인으로 추측되는 부부와 나, 그리고 운전기사 4명이 케이블에 올랐다. 어딜 가나 유명한 곳은 비가 와도 사람이 넘쳤는데, 이곳은 역시 일본인들에게도 거리상의 부담이 있는 곳인 듯. 오사카의 동료들도 아무도 가본 사람이 없었다.

 이 케이블카 역시 간사이 스루패스로 무료. 기가 막힌 관광상품이다. 황송하게도 이것을 일하던 호텔의 손님께서 선물해주셨다. 너무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무료로 호사를 누리며 견문을 넓히고 행복을 얻었으니, 언젠가 다시 세상에 환원할 수 있도록.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나유미' 이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3일권 티켓 가격이 5,200엔인데 유 교수님은 택시비로만 7천엔을 내셨다니 너무나 아까울 따름!

토토로가 튀어날 것 같은 숲길
탄성이 절로 나오는 비와호(비와코, 琵琶湖, びわこ)

 정반대편 끝 와카야마의 고야산에서 같은 방식의 케이블카를 타서 감흥은 덜했으나 풍경은 비교도 안될만큼 멋이 있다. 문제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어 보이는데 바로 옆에 낭떠러지가 있어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상당히 애를 먹었다. 기뻐했다가 겁먹었다를 반복하면서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방식의 케이블카가 없는 것으로 안다. 케이블카 때문이라도 충분히 찾아오는 수고의 가치는 있다고 본다. 꼭 연력사가 아니더라도 고야산을 추천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서늘함이 밀려왔다. 깊은 산 속 높은 곳에 왔으니 추워지는 영향도 있겠지만, 산 자체에서 밀려오는 위압감 같은 것이 있었다. 절에서 부처를 처음 마주쳤을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산 자체가 거대한 하나의 절인 것처럼. 산 중턱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은 향불 같았다.

 일본은 신사는 무료 입장인데 절에서는 대부분 순례(巡拝, じゅんぱい)료라는 것을 받는다. 다른 유명 관광지도 보통 300~500엔 정도라 보수 관리를 위해서 당연하다 생각하고 냈는데, 연력사는 무려 700엔이었다. 고생해서 왔기에 유난히 비싸게 느껴졌다.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소방차. 좀 안보이는 곳에 둬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분명 관리하는 측에서도 다 알고 일부러 배치했을 터. 대형 화재로 숭례문과 낙산사의 소실 경험이 있으니 오히려 이게 맞는 것일지도. 의외에 곳에서 감탄을 하며 들어갔다.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절 입구는 바로 동탑으로 연결된다.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난 책을 읽었음에도 허투루 읽어서 다른 지역까지 가는데 그렇게 멀리있을 줄은 몰랐다. 눈이 안와서인지, 2년 후라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갔을 때는 셔틀버스가 다행히 있었는데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실상 절이 3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천대사로 유명한 천태종의 총본산답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동탑(東塔, とうどう), 서탑(西塔, さいとう), 요카와(横川, よかわ)까지 연력사로 포함한다. 탑이라고 부르지만 왠만한 절보다 더 크다. 유 교수가 잘못 알고 계신 것인지, 동탑에서 서탑까지는 버스로 5분, 걸어서 20분 거리. 동탑에서 요카와까지는 버스로 15분, 걸어서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2년 사이 도로가 새로 뚫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정보를 믿고 가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니 개정판이 필요하겠다.

 너무 넓고 뚜렷한 개성은 근본중당 뿐이어서 이내 지겨워진다. 교토 문화재 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무지한 탓에 건축 양식과 각 종파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어느 시점에서는 대충 보게 된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재미. 그래서 다시 한 번 전문가의 서적을 권한다.  

근본중단 정면. 역시나 사진은 이 것이 한계다

 절 내부엔 호텔인지 레스토랑인지 어울리지 않는 모양의 건물도 있다. 과감하게 무시하고 왼편으로 꺾으면 바로 이름부터 메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근본중당(根本中堂, こんぽんちゅうどう)이 보인다. 바로 정면에서 보면 알 수 없으나 들어가는 순간 口자 모양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집을 짓기 힘든 자리, 사방이 움푹한 곳에 있어서 카메라가 안잡힌다고 해서 계속 이해를 못했는데 건물 배치가 입 구자 모양이라 벽 때문에 막혀 전체를 찍을 수 없는 것이었다. 회랑 안에 근본중당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떤 각도로 찍어도 이쁜 사진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최고 화질의 값비싼 카메라라도 눈은 이길 수 없다. 거기에 그 때의 냄새, 촉각, 느낌은 더더욱 알 수 없다. 동영상이 보편화된 시대라지만 직접 겪지 않고서는 아무 감동이 없다. 사진을 절대 제대로 찍을 수 없기 때문에 근본중당의 매력은 더욱 알 수 없고 그래서 가치가 올라간다. 일본에서 문화재 사진을 잘 찍을 수 없게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믿고 있다.


 여기서도 오다 노부나가가 관련이 있다. 노부나가콘체르토라는 만화에서 드라마, 영화까지 이어진 큰 프로젝트로 일본사를 잘 아는 사람이면 연력사를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와 대립하여 불타 없어졌다가 1634년에 재건되었다. 그래도 400년 가까운 건물인데 직접 그 위를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매력이다. 삐그덕 소리가 나서 매우 조심히 걸었다.

 설명대로 신발을 입구에서 벗고 들어가게 되있다. 약간은 흉물스러운 색색의 천막들 때문에 마음에 안들었지만 영험하다는 말의 뜻이 바로 몸으로 이해가 되는 곳이다.
 법당 내부는 안타깝게도 공사중이었다. 당연히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고. 비불이 아니더라도 공사 때문에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있었다. 어디를 가나 한 두군데는 계속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에서 또 충격. 끊임없이 보수 관리를 하고, 다시 수익을 내고, 다시 그 돈으로 수리를 하고. 잠깐 미관을 해치더라도 더 길게 보고 참아내는 것.

 1499년과 1571년에 두 번 방화로 소실되었으므로, 1200년 동안 한 번도 꺼지지 않았다는 '불멸의 법등'은 사실 한 번 이상 꺼졌다. 재건 후에 입석사라는 절에서 불씨를 받아 다시 이어져 내려온다고 한다.

 

"책을 보나 현장에 와서 보나 연력사 동탑 답사는 근본중당 하나로 끝난다. 나머지는 그 자리에 그 건물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 뿐 무슨 예술적 감동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오차 없이 내가 느낀 점과 유 교수의 생각이 일치한다.

 

 근본중당을 나오면 바로 앞에 가파르고 올라가기 싫게 생긴 계단이 있는데, 그래도 올라가면 문수루가 나온다. 그 안을 또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으나 경험을 중시하는 나로서도 여긴 굳이 올라갈 필요가 없다고 말리고 싶다.

 

청해진대사 장보고 비

이 사진을 유홍준 교수님께 바친다. 가파른 계단 때문에 포기하신 것인지 더 확인을 못하신 건지 아쉽지만, 문수루 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장보고 비석이 있었다. 사진 설명이 기념탑이라고 잘못 되어있는데 비석이다. 비판할 땐 하더라도, 팔은 안으로 굽어서 언제나 타국에서 한국을 만나면 행복해진다. 신라시대 장보고 장군의 일대기가 적혀있다. 책에도 등장하는 <입당구법순례행기>를 쓴 원인(엔닌)이 일본 천태종의 3대 좌주였고, 장보고의 도움을 받았고 그의 책에 장보고와의 기록을 남겨놓았다고 한다. 한국 천태종에서 불교 문화 교류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다. 고생길도 끌려서 온 이유가 장보고 장군이 불러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 매우 반가워서 한참을 서있다가 다시 내려왔다.

 만화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은하철도의 밤'을 쓴 미야자와 겐지의 시비는 내가 놓쳤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놓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여행에서 고통은 없다.

 동탑만으로 충분히 넓고 금방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한 번 다 돌아볼까 하다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내려갈 때는 더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려고 로프웨이 방면으로 향했다. 모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간사이 스루패스만 있으면 무제한 무료로 탈 수 있기 때문에 이용해야한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버스에서도 짧지만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아주 낡아서 불안한 건물이 보였다. 케이블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한 정거장. 간사이 스루패스 지도가 로프웨이 부분에서는 난해하게 되어있어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표시가 되어있어 무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무인정산기로 표를 뽑아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다가 이내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여 그냥 다시 나와버렸다.

 바로 도착한 버스에 타고는 바로 후회했다. 언제 다시 경험해 볼 수 있을까.

건물은 불안해보이지만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었다

 2015년엔 3월 21일부터 12월 6일까지 버스가 운행했다. 미리 확인을 잘해야 한다. 패스가 없으면 교통비로 엄청난 금액이 깨진다. 교토에만 있다면 굳이 간사이 스루 패스를 구입할 필요없이 1일 버스 이용권을 구입하면 되는데, 말 그대로 버스만 되고 대신 시외로 나갈 때 별도로 전철요금 등은 따로 부담해야하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가급적 사진보다는 글을 늘이고 싶었는데 부족한 필력에 사진이 점점 늘어간다.



 뒤에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 소개한다.

 지난 2014년 사망한 일본 국민배우 타카쿠라 켄(高倉健)이 1983년 개봉한 <남극 이야기>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현지 로케이션과 고생으로 수명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여 출연을 망설였다. 그러다 그는, 이곳 히에이잔 연력사에 주지 사카이 유우사이(酒井雄哉) 스님을 찾는다. 그는 천일회봉행(千日回峰行)이라 불리는 죽음의 고행을 두 번이나 달성한 스님.

 천일회봉행이라 하는 것은 7년이라는 기한 중에 1,000일 동안은 히에이잔의 각 봉우리를 하루 30킬로미터라는 빠른 속도로 답파하고, 700일의 수행이 끝난 뒤에는 9일 동안 불당 안에서 근행을 한다. 근행 중에는 식사든 물이든 일절 입에 대서는 안되고 잘 때도 모로 눕는 것조차 안된다. 죽음이라는 연못에 몸을 담그면서 9일 동안을 끝까지 견뎌낸 뒤에도 끝난 것이 아니고, 마지막 7년째 되는 해의 전반기 100일간 은 교토 시내의 불각 순례한 뒤, 후반기에는 다시 히에이잔의 각 봉우리를 겨우 돌아야 끝이 난다고 한다.  스님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때 사카이 주지가 타카쿠라 켄에게 한 말, "가는 길은 정진하고, 끝나면 후회는 없다."

 그를 만났기에 국민배우 반열에 오르지 않았을까. 히에이잔 연력사와 관한 이야기.



 내가 그동안 일본을 답사해온 목적은 그것을 즐기기 위함과 공부하기 위함이 뒤엉켜 있었다. 즐기기란, 우선 일본 답사는 해외 여행이어서 외국 문물을 구경한다는 재미를 말하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문화는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하기 때문에 유럽 여행과 달리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낯설지 않은 이질감을 자연스럽게 우리와 비교하면서 캐묻게 된다. ...(중략)...

 일본인에겐 언짧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한국의 고대사는 일본을 언급하지 않고도 서술할 수 있지만 일본의 고대사는 한반도와의 연관을 말하지 않고는 전개해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간혹 그것이 왜곡되기도 하지만- 한국의 고대사에 관해 일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일본인들은 최소한 한국 고대국가에 삼국과 가야, 통일신라와 발해가 있었고 자신들의 역사에서 이들과 밀접한 교류가 있었음을 상식으로 알고 있다. 가야에 대해서 우리보다 일본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들은 일본의 역사에 대해 아주 어둡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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