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선

7.8

어디서부터 다시 걸어야 할까.

by 김진호
20241030_123121.jpg

7.8


어느 날,

누군가는 절망을,

누군가는 슬픔을 이야기했다.


나는 벤치에 앉아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별이 되고픈 그는

차가운 말 한마디를 남기고

내 하루는 서글픔으로 물든다.


무뎌졌던 기억을 되살려

가슴 속 진실 하나를 꺼내 놓지만,

어느새 커피처럼 식어버린다.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절망의 싹이 자라나

나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내가 된다.


그의 등 너머

나의 등을 마주하고서

하늘을 한 번 바라본다.


지칠 것조차 없던 나였기에,

이젠 더 이상 가식도, 거짓도 필요 없다.

서로를 너무도 잘 이해했던 너와 나,

그렇게 또 한 번,

무딘 진통이 시작된다.


이제, 나는

어디서부터 다시 걸어야 할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제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