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음을.
독백 1
그래요,
산다는 건 어쩌면 ‘혼자라는 부끄러움’을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인지도 몰라요.
가끔은 행복이란 감정이 스치듯 찾아오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 머물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그것을 ‘용기’라 부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 마음을 정열적으로 고백하는 것—
하지만 내게는 그것조차
어떤 고정관념처럼 느껴졌어요.
감추려는 건 아니었어요.
다만, 내 마음은
영원히 달리는 기차의 레일처럼
조금은 빠르게,
조금은 느리게,
그저 평행선을 그으며 흘러갔을 뿐이죠.
꼬박 십 년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꼭 십 년이 되던 해,
그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죠.
소식에 따르면
그를 닮은 딸을 낳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더군요.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도 나만큼 사랑했을까요?
그가 느끼는 행복은
진짜일까요?
조금 있으면
이 땅에서 제 존재는 사라질 거예요.
처음엔 모든 걸 도피처럼 여기며
떠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달았죠.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다는 걸.
그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답니다.
당신은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요.
당신이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행하며,
무엇을 꿈꾸는지도요.
아마도 우리는
영원한 평행선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서로의 존재 가치를 잊어가겠죠.
그렇게 된다면
나는 비로소
영원한 행복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
마지막 고백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처음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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