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따라 벚꽃 구경

너무 오래 쉬면 아쉬우니까

by 별자리작가


꽃구경을 나온 건 정말 오랜만이다.

원래도 꽃구경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번거롭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또 사람들이 많은 곳은 별로였다. 번잡한 곳에 뒤섞여 고생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매 년 꽃 피는 봄에도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왠지 꽃구경이 가고 싶어졌다.



이런저런 핑계로 비소식을 들었다. 비에 젖어 떨어질 벚꽃 잎을 생각하니 아쉬웠다. 지금 놓치면 좋은 시기는 물 건너가겠다 싶어 늦게나마 꽃구경을 가고자 수성못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심어진 벚꽃나무는 팝콘처럼 풍성하고 짙게 맺어있었다.



유원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연인들부터 노년의 어른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까지 다양했다. 다들 하나같이 표정이 밝아있었다. 설렘에 어쩔 줄 모르는 이의 표정도 제삼자의 입장에서 다른 이들을 구경하는 이도 홀로 길을 걸으며 그 즐거움에 녹아들었다.

혼자라 아쉬웠지만 즐거운 사람들 속에 묻혀 그런지 외롭지 않았다.


모여 있는 이들 중엔 카메라를 든 이들도 많았다. 아닌 게 아니라 사진 찍기 딱 좋은 날이었다.

촬영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나무를 가득 매운 만개한 꽃, 바람에 조금씩 떨어지는 꽃잎과 약간 노을빛이 들기 시작한 지금 이때 카메라를 들게 했다. 하지만 내가 찍는 벚꽃은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는 사진이었다.

여러 번 찍어 봤지만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수성못 주변을 거닐다 마지막으로 노을이 지는 풍경 사진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아쉬웠다. 꽃을 구경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진을 많이 못 남겨서 아쉬웠다. 최근에 사진 욕심이 많이 생겼다.


요즘 좋은 것들이 자주 보여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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