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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Dec 05. 2020

별안간 더운 바람이 불면

별안간 더운 바람이 불면 우리는 알아챈다. 슬픔이 온 것이다. 숭고한 순간. 슬퍼할 겨를이 없다. 그저 끓는 몸을 만지는 데에 열중해야 한다. 아 살아있구나 살았었구나 하며.

 식어버릴 덩어리가 열을 낸다는 것. 억지로 눈이나 입을 끌어내리고 평소 필요한 정도보다 숨을 과하게 내쉬거나 들이마신다는 것.


슬픔은 순간의 기적. 삶의 기저. 생의 성실한 기척.



(20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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