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방향에 대해 생각한다. 사랑을 받는 게 속 편하다는 입장에서 사랑을 줘 버릇하는 입장이 되어보려 한다. 내 편이라는 단어는 유한해서 자꾸만 붙잡게 된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비가 내리면 최소한의 가림막이 되어 줄 우산을 만든다. 햇빛이 등을 뜨겁게 데우는 날에도. 그 날은 철사를 구부린다. 그냥 발라당 누워 새까맣게 피부를 태우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구름이 끼고 비도 내리는 날 거울 속 그을린 피부를 원망할까 싶어서다. 친구와 가족 그리고 수많은 모호한 관계들에 대해 되뇐다. 그들 사이에서 모호해져 버린 나의 사랑. 그 모호함에 질려 찝찝한 본능을 내세우는 밤. 그 밤은 기대보다 개운하지 않다. 좋은 문장을 보는 편이 낫겠다 싶지만 찾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속에서 청결한 문장들이 툭툭 튀어나오길 바라며 게으르게 끄적이는 밤.
2020년 4월 12일 씀.